잠이 부족하거나 우울감 있는 학생, 편의식품 선호
여학생의 편의식품 섭취율, 남학생의 1.3배나 많아

중‧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주 3회 이상 라면이나 햄버거 등 편의식품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이 부족하거나 우울감이 있는 청소년이 편의식품을 선호했고, 여학생의 편의식품 섭취율이 남학생보다 1.3배나 많았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수원 영덕고 이지현 교사팀이 질병관리본부의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중‧고생 5만7303명의 편의식품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주 3회 이상 편의식품 섭취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전체의 29.3%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26.0%)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서 나타난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2009년 12.1%→2018년 21.4%, 주 3회 이상 탄산음료 섭취율이 2009년 24.0%→2018년 37.0%로 높아졌다는 결과와 일맥상통한다는 게 교사팀의 설명이다.
교사팀은 논문에서 “전국의 편의점 수 증가,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편의식품의 다양화,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식사 시간 부족, 영양보다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국내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고생의 편의식품 이용률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잠이 부족하거나 우울감이 있는 청소년이 편의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이 부족한 청소년의 편의식품 섭취율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1.4배나 높았다. 이는 수면이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면 체내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분비량이 줄어들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분비량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청소년이 편의식품의 다수를 차지하는 고탄수화물‧고열량 식품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이와 함께 우울감에 사로잡힌 청소년의 편의식품 섭취율은 우울감이 없는 학생보다 1.2배나 높았다.
여기에 여학생의 편의식품 섭취율이 남학생보다 1.3배나 높았다. 남학생은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도시락류나 가공육류‧밥류를 선호한 반면 여학생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과자나 유제품을 선호하는 등 주로 사 먹는 편의식품의 종류도 성별에 따라 달랐다.
이에 대해 이 교사팀은 “남학생이 자주 찾는 도시락류는 튀김‧육류 반찬이 많아 탄수화물‧지방‧나트륨, 여학생이 좋아하는 과자류는 열량‧나트륨‧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소년이 식사를 대신해 섭취하는 편의식품은 주로 라면‧김밥‧음료수‧햄버거‧과자 등이다. 이런 식품은 지방‧포화지방‧당류‧나트륨은 많으면서 건강에 이로운 미네랄‧비타민‧식이섬유 함량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영양학회의 학술지 ‘영양과 건강 저널’(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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