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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조사' 논란 선제 설명기회 놓친 공수처, 다급한 해명만…핵심 벗어난 의혹제기 반복

입력 : 2021-04-09 07:00:00 수정 : 2021-04-09 13: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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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의혹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결국 수사 경험 부족한 공수처 지휘부 판단 착오라는 지적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성윤 특혜 조사'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선제적 설명 기회를 놓치면서 다급한 해명이 뒤따르고, 그러는 사이 핵심에서 벗어난 의혹 제기가 반복되고 있는 형국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달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공수처의 해명에는 줄곧 새로운 의혹이 뒤따랐다.

 

김 처장이 이 지검장에게 자신의 제네시스 관용차를 제공해 청사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는 이른바 '특혜 조사' 의혹은 해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대표적인 사례다.

 

공수처는 "면담 조사 당시 청사 출입이 가능한 관용차가 2대 있었는데 (처장 관용차 외) 2호차는 체포피의자 호송용으로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어서 이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공수처 공용차량 운영규정에 따르면 공용차량은 전용(승용)·범죄수사용(승합)·업무용(승용)으로 나뉜다. 당시 범죄수사용이 구비되지 않아 업무용을 호송용으로 사용했으며, 이를 이 지검장에게 제공하기는 힘들었다는 게 공수처 설명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 지검장에 대한 불필요한 '의전'이 의혹을 낳았는데, 오히려 피의자용 차량이라 제공할 수 없었다는 '유체이탈' 식의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업무용 차량 뒷문이 안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게 틀린 내용은 아니지만, 운전석에서 잠금장치를 해제할 경우 쉽게 열 수 있고 바깥에서 문을 열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흔히 말하는 호송용 '닭장차'와 거리가 멀다"고 했다.

 

다만 공수처는 7일 범죄수사용 승합차 3대를 들여왔는데, 해당 차량 또한 업무용과 마찬가지로 별도 개조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이 청사로 들어가면서 청사출입 보안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대목이다. 관련 지침 17조에 따르면 외부인은 담당자에게 방문 신청을 해야 청사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놓고 공수처는 "작년 7월 13일 청사출입 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해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제44조는 시설 관리책임자가 입주 기관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제17조 등에 대해 입주 기관의 장과 협의해 별도 출입 절차를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별도 출입절차'에 관한 자체 지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영상녹화 장비가 갖춰진 조사실이 아닌 342호 회의실에서 면담을 진행한 데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는다. 김 처장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여건이 되는 모든 사건은 (영상 녹화를)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조서 미작성' 논란에 대해서도 공수처는 해명 자료를 내고 "수사준칙 제26조에 따르면 면담 등 과정의 진행 경과를 기록하되 조서는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혀 곧바로 반박에 부딪혔다.

 

수사준칙 26조(수사과정의 기록)을 보면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를 명시해야 하는데, 수사보고서에 이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결국 수사 경험이 없는 김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비롯한 공수처 지휘부의 판단 착오와 인력 부족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김 처장이 이 지검장 면담에 대해 '인권 친화적 수사'를 언급한 점이나 '보안상 이유로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등의 해명이 사실상 두 판사 출신의 수사 경험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 과정을 제대로 아는 검찰 출신 인력도 부족하고, 지난 2월 대변인 채용 무산으로 공보 기능이 다소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편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손때가 탄 '형법각론' 책을 들고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기소 권한을 두고 첨예한 대립 중인 상황에서 대응 논리를 고심하는 모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과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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