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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소비 중 절반, 먹고사는 '생존 비용'…"코로나 사태로 외식 줄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 비중 늘어"

입력 : 2021-04-09 07:00:00 수정 : 2021-04-08 14: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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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고소득층 소비행태 차이 엇갈려

지난해 저소득층 가구의 소비 중 절반은 먹고사는 '생존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 가구의 지출만 유일하게 늘었지만, 고소득층 가구와의 소비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 등으로 전년보다는 2.3% 감소했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1분위)는 월평균 105만8000원 소비했다. 전년보다 3.3%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전년보다 0.3% 적은 월 421만원을 소비했다. 5분위 소비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으나 1분위보다는 여전히 4배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격차가 두드러졌다.

 

2분위(소득 하위 40%)는 월 163만7000원, 3분위(소득 하위 60%)는 220만2000원, 4분위(소득 상위 40%)는 289만3000원을 썼다. 각각 전년보다는 2.8%, 6.3%, 3.7%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분위 지출만 전년보다 늘어난 셈이다.

 

정구연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는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2.3%로 큰 편인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등이 줄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 비중이 늘어났다"며 "저물가지만 식료품·비주류 가격도 4.4% 상승한 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비행태 차이는 엇갈렸다. 

 

1분위는 유일하게 소비가 증가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생존 비용으로 사용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전체 소비의 22.3%에 달하는 월 23만5000원을 썼다. 전년보다는 15.7% 증가한 금액이다.

 

주거·수도·광열에는 전체 소비의 19.9%(21만1000원), 보건은 13.5%(14만3000원)를 할애했다. 각각 전년보다 5.4%, 8.0% 늘었다. 전체 소비 중 일상생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비, 주거비, 복지비로만 55.7%를 사용한 것이다.

 

의류·신발(-10.6%), 오락·문화(-8.8%), 교육(-23.7%) 등의 지출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및 식사비 등 먹는데 사용한 지출은 전년보다 9.4% 늘어난 34만2000원으로 전체 지출의 32.3%를 차지했다.

 

5분위 가구는 교통에 전제 소비의 15.2%를 차지하는 64만원을 썼다. 전년보다는 18.2%나 늘며 전체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 등으로 자동차 구매에 사용한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출 자제로 오락·문화(-31.1%), 교육(-20.1%), 의류·신발(-15.1%) 등 소비가 교통으로 이전된 영향도 반영됐다.

 

5분위 역시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전년보다 18.8%로 가장 많이 증가한 56만원을 사용했으나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3%에 그쳤다. 주거·수도·광열(35만2000원) 역시 소비의 8.4%만 할애했다. 보건 소비의 비중은 8.1%였다. 1분위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 생존 비용이 5분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8%였다.

 

다만 1분위와 5분위의 가구 특성이 다른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분위는 평균 가구원 수가 1.44명이었으며 가구주 연령은 62.3세로 높았다. 반면 5분위는 가구원 수가 3.35명이었으며 가구주 연령은 50.2세로 낮은 편이었다.

 

가구원 수는 소득 계층이 높아질수록 많았으며 이에 따라 소비지출도 함께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또 1인 가구가 많은 1분위 가구의 지출 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가 가장 높은 반면 교육(1.6%) 비중은 가장 작았다. 가구원 수가 많은 4분위와 5분위 가구의 교육 소비 비중은 7.6%, 9.6%로 1분위보다 4.8~6배 높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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