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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사장 소개받고 나니 계획한대로 대출 승인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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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8 11:00:00 수정 : 2021-04-08 10: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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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의 단면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건물 입구.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관련 재판에서 옵티머스 로비스트로부터 금융사 사장을 소개받은 뒤 쉽게 대출을 승인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맥에 따라 대출이 이뤄지는 금융권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는 전날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옵티머스 로비스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정 전 대표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등과 공모해 전파진흥원을 상대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할 것처럼 속이고 투자금을 받아 약 106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적자에 허덕이던 옵티머스는 전파진흥원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날 재판에선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유 고문은 옵티머스 사건을 이해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인물이다. 골든브릿지증권 센터장을 지낸 유 고문은 펀드 사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종의 일로 사이가 틀어지기 전까지, 유 고문은 정 전 대표를 ‘회장님’이라 부르며 깍듯이 모셨다. 이날 유 고문은 정 전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에 ‘부산 우암뉴스테이 사업’을 진행할 당시를 떠올렸다. 우암뉴스테이 사업은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 뒤 김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사업 중 하나로, 문건엔 ‘인수 완료. 효성이 시공을 진행하는 건으로 현재 평가차익 500억원 이상 발생’이라고 명시돼 있다.

 

정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우암뉴스테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금융사 사장을 찾아갔을 때에 대해 질문했다. 변호인은 “정영제 전 대표가 증인을 도와줄 때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 사장실에서 증인과 정영제 전 대표,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더케이손해보험 실무자 이렇게 4명에서 만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유 고문은 “맞다”고 답했다.

 

이어 유 고문은 “회장님(정 전 대표)이 더케이손보 사장을 소개해줘서 대출이 나갈 때마다 회장님께 보고 드리면 대출 승인이 진행됐다”며 “계획한 대로”라고 했다. “신청하는 대로 대출이 나왔다는 것이냐”고 변호인이 재차 묻자 유 고문은 “계획한 대로 상환되고 대출이 됐다”고 답했다. 유 고문이 우암 뉴스테이 사업을 위해 더케이손보에서 빌린 돈은 50억원이다.

 

더케이손보는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나오는 ‘봉현 물류단지 사업’에도 돈을 빌려준 바 있다. 2017년 9월 더케이손보는 옵티머스 관계사에 140억원을 1년 만기로 대출해줬고, 당시 관계사 재무제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대출을 내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날 재판을 통해 ‘부실 대출’의 뒤편에 ‘인맥’이 있었음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정 전 대표의 재판은 오는 12일 속행된다. 12일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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