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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물고문’ 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 학대영상 20여편 찍어…갈비뼈 부서진 아이에 “손 올려”

입력 : 2021-04-08 05:04:26 수정 : 2021-04-08 0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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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년 여조카 휴대전화 있었는데도 어머니·교사에게 알린 흔적 없어
10세 여자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무속인 이모(34·오른쪽 사진)와 국악인 이모부(33)씨가 지난 2월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용인 동부경찰에서 이동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열살짜리 여조카를 잔혹하게 ‘물고문’을 하고 강제로 개똥까지 먹인 이모 부부는 이도 모자라 학대 장면을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부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문제의 부부인 이모 A씨(34·무속인)와 이모부 B씨(33·국악인)는 지난 2월8일 조카가 숨지기 3시간 전까지 이 같은 동영상을 찍었다. A씨는 마치 시청자에게 설명하듯 영상 중간 중간 해설을 하기도 한다. 또 조카가 마치 꾀병을 부리는 듯 몰아세우기도 하고 비웃기도 했다.

 

영상에서 조카는 양쪽 눈 주변이 멍들고 하의는 벗겨진 채 무릎을 꿇고 오른손을 올리고 있다. 이에 A씨는 싸늘한 목소리로 두 손 모두 올리라고 지시하면서 “오늘은 딱 그만큼 올라가니”라고 묻는다. 조카는 가까스로 오른손을 올린 뒤 왼손도 올리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부검에서 밝혀졌듯 갈비뼈가 부서진 탓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A씨는 해설 톤으로 “단순 근육통으로 아이가 손을 못 올리는 겁니다”라고 한다. 이어 냉소를 띤 채 “올려라. 올려”라며 “왜 오늘도 의사 진찰이 필요하니”라고 쏘아붙이듯 묻는다.

 

수사 결과 영상을 찍은 뒤 이모 부부는 빨랫줄로 조카의 양손을 묶고 비닐로 다리까지 결박했다. 그 상태로 조카의 머리를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었다가 빼기를 1시간 동안 거듭했고, 결국 허망한 죽음을 부르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이모 부부는 옷을 모두 벗긴 채 오전 3시까지 어두운 거실에서 손 들고 서 있게 하거나 알몸으로 욕실 바닥에서 빨래를 시켰다. 아이가 개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우걱우걱 씹어먹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파리채로 온몸을 구타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학대 장면을 20여개 정도 직접 촬영했다는 게 수사기관의 전언이다.

 

초등 3년인 조카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에 대해 자신을 이모 부부에게 맡긴 어머니나 교사 등에 알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A씨는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지난 2월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용인 동부경찰서를 나설 당시 취재진에게 “할 말 많은데…”라고 운을 뗀 뒤 “그게 다 사실이 아닐 수 있는 거고, 기자님 형사님 모두 너무 질문을 정해놓고 하는 것 같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잘못을 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고도 했다. 

 

이후 구속 기소돼 지난달 30일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조휴옥)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부부의 변호인은 아동학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부인했었다.

 

당시 변호인은 “두 사람 모두 살인에 대해서는 범의(범죄 행위임을 알고서도 그 행위를 하려는 의사)가 없었으므로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도 2월7일은 A씨의 단독 범행이며, 이튿날 범행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공모관계에 대해서는 답변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조카가 사망 전날과 당일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쓰러지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점으로 미루어 위중한 상황에 처한 사실을 인식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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