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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참패 예상에 '책임론·쇄신 요구' 직면…계파갈등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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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21:15:00 수정 : 2021-04-07 2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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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7일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 4·7 재보궐선거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서울·부산시장 모두 국민의힘에 내주는 참패가 예상됨에 따라 급격한 혼돈 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연승가도 끝에 5년 만에 첫 패배여서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당장 민주당은 재보선 완패와 관련한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정국 주도권을 넘어서 임기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내년 대선 구도까지 좌우할 '미니 대선'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이번 패배가 가져올 충격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초 대선 출마를 위해 물러나면서 대표직은 공석인 상태지만 이 위원장과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들에 대한 사퇴론이 분출할 수 있다.

 

또 당대표 대행을 맡으며 이 위원장과 함께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태년 원내대표에게도 책임론의 화살이 겨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차기 지도부 선출 일정이 멀지 않은 만큼 '질서 있는 수습'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서다.

 

민주당은 다음달 9일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실시하고 이어 12일이나 13일께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한다는 시간표를 갖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74석의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인데다 서울·부산시장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전국선거가 아닌 재보궐선거여서 비대위 출범 요구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 책임론이 생각보다 거세게 불 경우 당장 당심(黨心) 수습 차원에서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또 이번 패배로 민주당의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기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을 조기에 실시해 새 지도부 출범을 앞당기자는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책임론과 함께 당을 향한 전면 쇄신 요구도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대선까지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까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이번 선거 결과가 사실상 정권에 대한 경고장 성격인 만큼 민주당은 개혁입법보다는 민심과 밀착할 수 있는 정책 과제로 당의 입법 노선을 선회할 수도 있다.

 

특히 집값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인한 민심 이반이 재보선 참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됨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방향타를 규제 완화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핵심 지지층의 절대 요구이기는 했지만 민생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고 그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던 검찰개혁의 속도조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당청관계의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지도 관심이다. 당청은 최근 대출규제 완화와 공시지가 속도조절 등 부동산 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보인 바 있다.

 

아직까지는 친문계(親문재인계)가 당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와 선을 긋는 움직임이 표면화되지는 않겠지만 수평적 당청관계와 당의 독자적 목소리를 주장하는 요구가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재보선 참패로 레임덕까지 가시화될 경우 권력의 무게추를 당으로 가져오려는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 패배로 민주당 내 대권구도가 출렁이면서 책임론이나 쇄신 요구 등과 맞물려 계파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이 위원장의 대선 입지는 급격히 축소되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1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친문계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친문 인사들 중 제3후보로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이 지사 1인을 놓고 친이재명계의 구심력이 강해지는 반면 친문계는 대안 찾기에 분주해지면서 여러 후보군 사이에서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연기론이 표면화하면서 계파갈등에 불을 지필 공산도 없지 않다. 민주당은 당헌에서 선거일 180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놓고 그동안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에 비해 굳이 먼저 후보를 링에 올려 더 오랫동안 공세에 노출시킬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를 선거일 120일 전에 뽑도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재보선 패배로 혼돈에 들어간 당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당헌대로 9월에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할 수 있겠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는 이 위원장이나 다른 친문계 대권 잠룡으로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을 더 버는 것이지만 1강에 올라선 이 지사로서는 민주당 후보 확정시까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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