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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망 전 최소 2번 이상 발로 밟혀 췌장 절단된 것" 법의학자 분석 나왔다

입력 : 2021-04-08 07:00:00 수정 : 2021-04-08 03: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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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체중은 사망 당일 16개월 아이가 9.5㎏으로 유니세프 광고에 나오는 아이와 흡사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숨진 16개월 여야 '정인이' 입양부모의 열번째 공판이 열린 7일, 정인이 사망 당일 상태가 유니세프 광고에 나오는 기아와 흡사한 수준이었다는 검찰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7일 장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입양부 A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10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서증조사(채택된 증거 설명 절차)를 통해 정인이 사망 전날인 지난해 10월12일에 대해 "이날 어떻게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며 "피해자 배는 볼록하고 대소변도 하지 않아 기저귀를 한 번도 갈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체중은 사망 당일 16개월 아이가 9.5㎏으로 유니세프 광고에 나오는 아이와 흡사했다"며 "영양실조가 심각한 것으로 (아이를) 발로 밟아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상 성인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당초 마지막 증인으로 검찰이 신청한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 석좌교수 신문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교수가 불출석하면서 검찰은 그의 감정서를 대신 낭독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검찰이 정인이 사건 재감정을 의뢰했던 전문가 3명 중 1명으로, 검찰이 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데 큰 역할을 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감정서를 통해 정인이가 사망 전 최소 2번 이상 발로 밝혀 췌장이 절단된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감정서에서 이 교수는 "유아가 바닥으로 넘어진다고 해서 췌장이 절단되거나, 장간막 파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며 "결국 2회 이상 서로 다른 밟힘에 의해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일어났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가 맨발을 사용해 가격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재판에서는 정씨가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한 정황도 제시됐다.

 

검찰은 법정에서 정인이의 생전 멍이 든 사진들을 공개하며 "유연하고 표면이 부드러운 물체에 맞아 생겼을 것 같지만 (사진에서) 작은 흉터도 보이는 것을 보면 과거에 딱딱한 물체로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찢어지는 손상으로 인해 피가 흐르면 타인의 관심을 끌 수 있어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유연한 물체로 가격 도구를 바꾼 것 같다"며 "그래서 현재는 멍만 관찰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검찰은 두부 부검 감정서를 공개하며 "(두부의) 타원형 손상은 유연하거나 표면이 좁고 부드러운 파리채 같은 물체로 맞으면 이런 멍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검찰은 이어 "정인이는 9개월 동안 입양 중 처음 몇 달을 빼고는 맞아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웃고 울지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팔을 들어 올리고 때려야 생기는 상처도 있어 발로 밟혀 췌장 절단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머리를 뒤로 묶고 공판에 출석한 장씨는 재판 내내 굳은 표정을 하고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 채 고개를 숙였다. 재판 도중 장씨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장씨가 지난해 10월13일 오랜 아동학대로 쇠약해진 정인이를 넘어뜨리고 발로 밟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장씨 측은 폭행 혐의는 인정하나,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현재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 앞서 장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청구했다.

 

검찰은 "장씨는 욕구 충족을 우선시하는 자기중심적 성향을 갖고 있다"며 "욕구가 좌절되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 보이고, 타인의 기분이나 공감이 부족해 보인다. 향후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어 위치추적 전자장치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장씨 변호사 측은 "다시금 피고인이 재범을 저지르게 될 기회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된다"며 재판부에 검찰의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장씨 측은 이날 불출석한 이 교수를 다음 재판에서 증인으로 신청했다. 장씨 측은 "(감정서를 토대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 행위 추론에 대한 반대 신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심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에 열릴 예정으로 이 교수 신문과 서증조사, 장씨 등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후 최종 의견과 함께 장씨 부부 구형량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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