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반려견에 “좋은 곳으로 가”…‘세모녀 잔혹 살해’ 김태현, SNS서 드러낸 이중성

입력 : 2021-04-08 07:00:00 수정 : 2021-04-07 19:32: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선 다했는데 끝내 못 지켜” 반려견 그리움 드러내
살해한 큰딸 알게 된 게임 페이지에 ‘좋아요’ 누르기도
지난달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1996년생). 뉴시스·서울경찰청

‘노원구 세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려견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드러내는 ‘이중성’을 보였다.

 

6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태현’이라는 이름으로 이용한 SNS 계정에서 1996년생 싱글 남성, 서울 강남구 거주한다고 밝히며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빌라 근처 중학교를 2012년에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게시물 가운데는 김씨가 자신이 키웠던 반려견이 세상을 뜨자 그리워하는 내용이 눈에 띈다. 그는 SNS 스토리에 반려견 사진 5장을 올리며 “2019. 8.13 화요일 20:00. 내가 널(반려견) 데려오고 이름도 지어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추억들이 많은데, 널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약속도 못 지키고 끝내 못 지켰어”라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제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게 살아. 사랑해”라고 반려견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씨가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 중에는 피해자 중 큰딸을 알게 된 온라인 게임 페이지도 있다. 이 계정에서 김씨는 온라인 게임 닉네임인 ‘○○○’을 언급하며 다른 네티즌에게 “친추(친구추가) 보내주세요”라는 댓글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쯤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 A씨(25) 집에 택배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뒤 혼자 있던 작은 딸을 살해했다. 이후 귀가한 어머니와 A씨마저 살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김씨는 범행 후 사흘간 범행 현장에 머무르며 시신 옆에서 밥과 술을 먹는 등 엽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25일 오후 9시8분쯤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자해를 시도한 김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피해자 중 큰딸이 종종 방문하던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고 있다. 이곳을 찾은 김씨는 게임은 하지 않고 약 13분 동안 머문 뒤 피해자의 주거지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제공

김씨는 범행 당일 A씨가 종종 다니던 PC방에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화장실에 갔다 담배를 피우고는 20분 만에 나와 피해자들이 사는 아파트로 찾아갔다. 또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거나 휴대전화로 ‘급소’를 검색하고, 갈아입을 옷을 챙기는 등 치밀히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확인됐다. 

 

김씨는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3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13일 전인 지난달 10일 자신의 신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2019년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안을 훔쳐봤다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고, 미성년자였던 2015년에는 성적인 욕설을 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9일 오전 수사를 마무리하고 9일 오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이날 김씨는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을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김태현이 마스크를 착용할지 여부는 논의 중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