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 김태현(만 24세)을 오는 9일 오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송치하는 과정에서 김씨를 포토라인에 세워 얼굴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여부는 본인 의사 등을 토대로 결정할 방침이어서 얼굴이 들러날지는 미지수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후 자해한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회복을 마친 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틀간 피의자 조사를 벌인 경찰은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4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6일 오후 1시부터 9시10분까지 약 8시간 동안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씨를 직접 면담하며 그의 성향과 범행 전후 심리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면담 내용을 분석해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김씨를 과거 고용했던 전 PC방 업주 A씨는 “(김태현은) 평소 성실한 태도로 일해 신뢰했지만, 때때로 충동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7일 YTN 보도에 따르면 전직 PC방 업주 A씨는 김씨가 2015년 초부터 2016년 중순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PC방에서 아르바이트했다고 말했다.
A씨는 김씨에 대해 순진하고 성실했다고 떠올리며 “이렇게 마음에 들도록 성실했던, 순진했던, 착했던 친구가 내면에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이해를 못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A씨를 찾아왔다. 그는 2019년 초 가게에서 현금이 사라지자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고 김씨가 네다섯 차례에 걸쳐 수십만원을 빼가는 걸 확인했다.
당시 A씨는 화가 났지만 김씨의 미래를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A씨는 “내면적으로 불만이 쌓였었는데 그런 불만을 이 친구가 제대로 표출 못 한 거 같다“라며 “주먹으로 과격하게 벽을 친다거나 그런 행위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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