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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중 친부에게 활 쏜 10대 집행유예… “피해자 선처 호소”

입력 : 2021-04-07 17:16:20 수정 : 2021-04-07 17: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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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팔리고 있는 한 컴파운드 보우 사진 갈무리.

친아버지와 말다툼 끝에 친부에게 활을 쏴 상해를 입힌 10대 아들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A(17)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정신 심리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아들인 피고인의 범행으로 매우 큰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은 만 17세 소년으로 범죄 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발생 전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있었지만,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도 부모로서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점을 자책하며 피고인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군은 지난 10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부모님이 어린 시절 이혼하시고 아버지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고등학교에서도 따돌림당해 자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군 변호인은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정신 분열의 일종인 피해형·신체형 망상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변론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11월 24일 자택에서 50대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기계식 활인 ‘컴파운드 보우’를 가져와 아버지 복부에 화살을 쐈다. 화살을 맞은 아버지는 옥상으로 도망치자 A군은 쫓아가 잠긴 유리 옥상문을 망치로 깨트리려하기도 했다.

 

한편 ‘컴파운드 보우’는 해외에서 사냥용으로 쓰일 만큼 살상용이 높은 기계식 활이다. 양쪽 끝에 도르래가 달린 이 활은 버튼식으로 발사해 다루기 쉽고 위력도 강력하다.

 

지난해 전주의 한 양궁장에서 실수로 발사된 ‘컴파운드 보우’ 화살이 약 120m를 날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 문을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박히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이 직원들에게 만행을 벌인 사건이 폭로됐을 당시 양 회장은 이 활로 닭을 쏘기도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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