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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잘했더라면…" 버스 추락현장 뛰어들어 구조 도운 ‘의인’ 제주대생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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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16:35:33 수정 : 2021-04-07 19: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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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현재까지 총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주대학교 사거리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다친 이들을 도운 대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대 학생 A씨는 지난밤 사고 이후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6일 바이크로 하교 중이었던 A씨는 버스가 추락한 광경을 목격하자마자 바로 사고현장으로 뛰어들어가 구조를 도왔다. 먼저 버스 뒤쪽 창문으로 탈출하는 이들을 부축하던 그는 앞문에 사람들이 끼었다는 말을 듣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앞쪽으로 달려갔다.

 

A씨는 “유리, 의자들을 미친 듯이 치우니 한 분은 손이 끼인 채 움직이고 있었다”며 “손 근처에 깨진 유리 조각을 다 치우고 괜찮다고, 소방차가 왔다고 안심시켰지만 문제는 다른 한 분이었다. 온몸이 끼었는데도 말씀이 없고 움직여보라는 말에도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피해자의 맥이 뛰지 않는 것을 확인한 그는 문손잡이를 미친 듯이 당기다 소방대원을 본 뒤 ‘여기 사람이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구급차가 도착하고 나서는 버스에 떨어져 있던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주워 전달하고, 바닥에 앉아있던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는 A씨는 “현장에 계셨던 분들 구조에 힘 써주시고 아무 일 없던 분들도 같이 도와주신 것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좀만 더 운동을 잘하고 생각이 있었다면 구해드릴 수 있었는데, 조금이라고 일찍 신고했으면 됐을 텐데 정말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해당 커뮤니티에는 A씨의 도움을 받았던 피해자가 등장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당시 버스 맨 앞 1인 좌석에 타고 있었다는 학생은 “사고 후 왼손과 머리카락이 끼어있었다. 밖으로 오른손이 나와 있었는데 어떤 분이 계속 괜찮다고 손잡아주면서 다독여줬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에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댓글로 “문 자꾸 들려 했던 사람”이라며 “아프게 해서 미안해.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끝까지 있어야 했는데 소방관분께서 위험하다고 나오라고 하셔서 끝까지 문 못 잡고 있었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이날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전날 오후 5시59분쯤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H 물류회사 소속 4.5t 트럭이 앞서가던 1t 트럭을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4.5t 트럭은 제주대 입구 버스정류장에 정차하기 위해 서행하고 있던 B 버스의 측면도 들이받았고, B 버스는 충격으로 밀려나면서 정류장에 서 있던 C 버스와 부딪친 뒤 임야로 추락해 전도됐다.

 

이로 인해 C 버스에서 하차 중이던 박모(74)씨와 정류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모(32)씨와 김모(29)씨가 사망했으며, 1t 트럭 운전자와 버스 승객 50여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브레이크 과열에 따른 페이드(내리막길에서 연속적인 브레이크 사용으로 인한 제동력 상실)현상으로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정밀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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