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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 없는 종신형 입법해달라”… 국회 향한 최신종 재판부의 ‘호소’

입력 : 2021-04-07 17:00:00 수정 : 2021-04-07 18: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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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입법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형태의 무기징역 제도를 조속히 입법해달라”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최신종(3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재판장 김성주)가 7일 재판을 마무리하면서 남긴 ‘호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참혹한 고통을 안기고도 반성하지 않는 최신종이 가석방이 돼서는 안 된다며 입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최신종이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를 가능성과 과거 강력범죄자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사례 등을 거론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최신종에 대해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고 형벌을 조금이라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을 수시로 바꿨다”며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에 분노가 느껴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그동안 실무 경험상 살인죄, 강간죄 등 강력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형 집행 중 가석방돼 다시 죄를 짓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면서 “부디 입법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형태의 무기징역 제도를 조속히 입법해,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연쇄살인범 최신종(32). 전북경찰청 제공

법조계에 따르면 무기징역 재소자라도 형법 제72조에 따라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면 20년 후 가석방될 수 있다. 법무부의 가석방 업무 지침상 살인, 강도,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을 저지른 재소자를 ‘가석방 제한 사범’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런 지침이 실무적으로 지켜지진 않고 있다. 실제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가석방된 인원은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1854명에 달했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15일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한 뒤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신종은 살인,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유족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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