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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표출할 방법은 이것뿐”… 이른 아침부터 투표 열기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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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14:58:53 수정 : 2021-04-07 16: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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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해결” “더 나은 서울 되길”
시민들 저마다 바람 담아 한 표 행사
시간 흐르면서 대기 인파 더 늘어
투표소 방역수칙 대체로 잘 지켜져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가 시작되기 전인 7일 오전 5시5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주민센터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시민이 의견을 표출할 방법은 이것뿐이잖아요.”

 

재보궐 선거일인 7일 오전 5시50분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주민센터.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곳 투표소 앞에서 줄 서 있던 김모(36)씨가 전한 말이다. 김씨는 “평소보다 일찍 나와 출근 도중 투표소에 들렀다”며 “차기 시장이 부정부패 없이 맡은 바 임무 충실히 이행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곳 투표소에는 김씨를 포함한 9명의 주민이 투표 시작 전부터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대기 줄의 가장 앞자리에 있던 자영업자 장홍무(74)씨는 “높은 물가 때문에 가게 매출이 안 남아서 삶이 팍팍하다”며 “차기 시장이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서울 각지의 투표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근이나 영업을 앞두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담아 한 표를 행사했다.

재보궐 선거일인 7일 오전 6시쯤 서울 서초구 원촌초등학교 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시각 송파구 가락1동 제3투표소 앞에도 10여명의 사람이 줄을 섰다. 투표 시각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더 모였고, 투표가 시작되자 23명의 사람이 투표소 안으로 들어왔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직장인 A씨는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출근 전에 나왔다”며 “서울이 더 좋게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나온 B씨는 “부동산 문제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것만큼은 우리 부부가 같은 의견”이라고 했다. 처음 투표에 참여한다는 홍모(20)씨는 “학원에 가기 전에 들렀다”며 “첫 투표라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표소 대기 인파는 더 늘었다. 오전 6시30분쯤 서초구 반포1동 제6투표소가 있는 원촌초등학교 앞에는 시민 55명이 긴 줄을 섰다. 이곳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박모(45)씨 부부는 “출근길에 들렀는데 이 시간에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며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라 유권자들이 의견을 확실히 표현할 기회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줄에 서 있던 서상조(69)씨도 “대기 줄이 길지만, 꼭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아침부터 이번 선거에 대한 열기가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총선 이후 치러지는 두번째 ‘코로나 선거’인 만큼 투표소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이 대체로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인파가 몰렸지만 시민들은 투표소 바닥에 부착된 1m 거리두기 스티커에 따라 간격을 두고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투표소에 입장하려면 체온 측정, 손 소독제 사용, 일회용 장갑 착용으로 이어지는 ‘3중 방역조치’를 거쳐야 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인 경우 별도로 마련된 임시투표소로 안내되도록 했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오전 한때 체온계가 먹통이 되는 일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가락1동 제3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시작할 무렵 휴대용 온도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간 노원구 중계1동 제1투표소에서도 체온 측정이 안 돼 한 주민이 다섯 차례 다시 측정하는 일도 있었다. 그사이 대기하는 주민이 늘어나 대기 줄이 길어지기도 했다. 투표 사무원이 전기난로와 핫팩을 이용해 기계의 온도를 높인 뒤에야 정상적인 발열 체크가 이뤄졌다.

 

김병관·이정한·조희연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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