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도 ‘봉쇄령’…페루‧우루과이‧파라과이‧베네수엘라 ‘확진 물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세로 남미 전체가 비상에 걸렸다.
이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는 최초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두배 이상 강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870명 추가됐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서 하루 2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코로나19 사태 시작 후 이번이 처음이다.
아르헨티나는 총 인구가 약 4500만명인데, 현재 누적 확진자는 242만8000여명, 사망자는 5만6634명으로 집계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적이 있는데, 최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감염되는 등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진원지인 브라질의 상황도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국가다.
이날 하루 브라질의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4195명을 기록해 처음 4000명대를 넘겼다. 확진자 수는 8만6979명이 추가됐다.
이 외에도 칠레, 페루,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다른 남미 국가들도 모두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일일 신규 확진자나 사망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칠레가 수도 산티아고를 다시 봉쇄하는 등 몇 개월 만에 봉쇄령을 재개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콜롬비아는 오는 10~12일 3일간 수도 보고타에 봉쇄령을 내려 시민의 외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콜롬비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45만여명으로 집계돼 중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많았다. 여기에 최근 하루 확진자가 다시 1만명을 웃돌며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남미 국가들은 백신 접종을 빠르게 실시하고 있지만, 급격한 재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칠레는 인구의 36% 이상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지만, 가파른 재확산으로 이달 실시하기로 했던 제헌의회 선거를 연기했고, 1회 이상 접종률이 20%를 넘어선 우루과이는 최근 인구 대비 신규 확진자 수가 세계 최다 수준이다.
이같은 남미의 재확산엔 남반구의 쌀쌀해진 날씨와 느슨해진 방역의식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남미 대부분 국가와 국경을 공유하는 브라질의 변이 바이러스가 이같은 상황을 야기했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발생한 P.1 변이 바이러스가 더 높은 감염력으로 남미 곳곳에 퍼지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브라질이 남미의 '슈퍼 전파 사건'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이미 페루 수도 리마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의 40%, 우루과이에선 30%, 파라과이의 브라질 인근 국경지역에선 절반이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었다.
베네수엘라도 브라질과 맞댄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이 늘어나며 이달 들어 하루 확진자와 사망자가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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