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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태국·브라질도 코로나 백신 임상 착수…그 뒤에서 한 과학자의 인류애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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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13:56:41 수정 : 2021-04-07 18: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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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멕렐란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교수이 그 주인공
‘메르스 백신’ 개발 중 코로나 백신 핵심기술 발견 후 개도국에 무료 기술 이전
메르스 백신 연구를 통한 정보로 코로나 백신의 핵심 기술을 발견한 미국 텍사스대의 제이슨 맥렐란 교수. 미 텍사스대

 

베트남에 이어 태국과 브라질 등이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수급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에도 백신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백신은 기존에 독감 백신을 만들던 방식대로 달걀에서 생산할 수 있어 개도국용 코로나 백신으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한 과학자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가능해졌다.

 

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제이슨 맥렐란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맥렐란 교수는 쉽게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단백질 구조를 개발하고 아무 대가 없이 연구 결과를 세상에 공개해 저렴한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지난 5일(현지 시각) 현지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멕렐란 교수는 앞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이끈 바 있다. 

 

이후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달걀에서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이번에 개도국들에서도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나 그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을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이다. 한 번 약하게 바이러스를 경험한 인체는 나중에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바로 중화 항체를 생산해 바로 막아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 백신은 모두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다. 

 

맥렐란 교수는 앞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자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메르스 역시 이번 코로나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문제는 스파이크가 계속 모양이 변한다는 데 있었다. 맥렐란 교수 연구진은 융합 전의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는 바이러스 감염을 잘 막아내지만 융합 후 형태가 바뀐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는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을 포착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체에 주입해도 모양이 바뀌면 백신으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형태가 바뀌지 않도록 고정하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1000여가지 아미노산 중 두 개를 프롤린 아미노산으로 바꾸면 백신의 스파이크가 계속 튤립 모양으로 고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튤립 모양으로 고정된 새 스파이크 단백질을 프롤린 두 개라는 의미로 ‘2P’라 이름 붙였다.

 

맥렐란 교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P 스파이크를 계속 연구해 100가지 새로운 형태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지난해 5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헥사프로’(HexPro)라고 명명된 단백질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맥렐란 교수는 텍사스대를 통해 개도국 80개국의 기업, 연구소와 무료로 기술을 이전하는 협약을 맺는 등 백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 국가에 헥사프로로 자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비영리 단체인 국제보건적정기술기구(PATH)의 브루스 이니스 박사 연구진은 개도국의 코로나 백신 생산을 늘리기 위해 독감 백신처럼 달걀로 생산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 백신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기존 독감 백신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고, 달걀 하나에서 5~10회 접종분의 백신을 만들 수 있는 등 생산량도 많은 것이 장점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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