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승리 땐 재신임 힘입어 국정 유지
국민의힘 이길 땐 ‘정권심판론’ 확산
與 “3%내 박빙” 野 “최소 15%차 승”
투표율 50% 분수령… 넘으면 野 유리
마지막까지 최악의 네거티브 싸움
전문가 “사실상 미니 대선… 판 커져”

내년 대통령 선거 전초전인 4·7 재보궐선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번 재보선 ‘하이라이트’인 서울·부산시장 보선은 약 1300만명의 민생을 책임지는 살림꾼을 뽑는 의미를 넘어,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풍향을 드러낼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 말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과 여야 정치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양자대결이 되면서 정치적 의미가 더욱 커졌다. 선거 초반만 해도 정권 말에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했지만, 최근 몇 년간 부동산값 폭등으로 악화한 민심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기름을 부으며 판세가 요동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6일 “반성하고 혁신하겠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국정안정론’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다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는 무능하고 거짓을 일삼는 내로남불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투기만 양산한 정부”라며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 박 후보는 이날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 거짓이 진실을 억압하는 세상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3% 내외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며 막판 대역전을 자신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서울을 10년 전으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으로 부탁드린다”며 “진심이 거짓을 이길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후보 박영선을 떠올려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선거 당일 그대로 이어져 대승을 자신한다며 판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선거 당일 실제 투표율이 변수라고 판단해 마지막까지 투표 호소 메시지를 거듭 내놓았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자양사거리 유세에서 “2030 젊은 층의 지지가 확연히 피부로 느껴진다”며 “공정과 상생의 가치에 목말라하고 분노한 젊은 층에 꼭 투표장으로 가자고 설득하자”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내일 투표장에서 투표하셔야 저질스러운 인간들이 나라 다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나와 “현장의 민심은 경제 파탄, 부동산 파탄, 위선, 내로남불 여기에 대해서 국민 전체가 거의 지금 봉기 수준”이라며 “최소 15% 이상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표율과 2030 표심의 향방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투표율이 50%보다 낮으면 조직세가 강한 민주당이 유리하고, 50%를 넘으면 국민의힘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막판 대역전에 성공한다면 재신임을 바탕으로 국정 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탈환에 성공하면 정권 실정과 이로 인한 민심 이반이 확인된 만큼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게 된다. 그런 만큼 선거 마지막 날까지도 양측은 당력을 총동원한 대전을 치르며 최악의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재보궐선거는 각 당이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간주하면서 판이 커졌다. 국민도 국정안정론을 지지하든, 정권심판론에 힘을 싣든, 유권자의 심경을 투표로 보여줄 필요성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서울·부산시장 등 광역·기초자치단체장 4명과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이 새로 선출된다. 투표는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3459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재보선 유권자는 1216만1624명으로, 연령대별로는 50대(18.53%), 40대(17.87%), 30대(16.39%), 20대(16.33%), 60대(15.90%), 70대 이상(12.91%), 18∼19세(2.07%) 순이다.
이현미·송민섭·곽은산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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