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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 셰프들 ‘아시아계 혐오 근절’ 나섰다

입력 : 2021-04-06 20:29:44 수정 : 2021-04-06 20: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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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벌리 김 등 모금 운동 펼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경험
反 차별 목소리를 내야 할 때”
전역서 44개업소 캠페인 참여

미국에서 아시아계 주민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인 스타 셰프를 중심으로 셰프들이 증오범죄 근절 모금운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한국계 셰프 비벌리 김(41·사진)이 아시아계 미국인 권리옹호단체(AAAJ)와 함께 ‘아시아계 괴롭힘 및 차별 반대’를 기치로 내걸고 발족한 캠페인에 미 전역 44개 업소의 셰프와 레스토랑·바 소유주들이 참여 중이다.

이 캠페인은 밀가루 반죽을 의미하는 ‘도우(Dough)’란 이름이 붙었는데 도우가 돈을 뜻하는 은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요리사들의 모금운동을 잘 상징한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비벌리 김은 시카고에서 퓨전 한식당 ‘패러슈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리얼리티 요리 경연 프로그램 ‘톱셰프’ 시즌9에 출연해 유명해졌고, 2019년에는 미국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서 지역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6일 한인 4명을 비롯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비벌리 김은 “분노를 행동으로 표출하고 싶었다”고 캠페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로부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은 상처가 있다”며 “나는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뭐라 응수해야 할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세대를 거치며 겪어온 문제들을 오래 참기만 해왔다”며 “이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시카고는 물론 로스앤젤레스(LA), 워싱턴, 시애틀 등의 유명 식당들도 속속 비벌리 김의 모금운동에 합류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비벌리 김의 노력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증오범죄 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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