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는 6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 구상으로 인식되는 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는 국가들과 기후변화 대응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쿼드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는 언급은 아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기여와 선도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쿼드 국가들과 사안별 협력은 모색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코로나19 백신, 2050 탄소중립 이행 등 기후변화 분야다. 정부는 앞으로 쿼드의 구성원으로서 이들 국가와 협력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양자 또는 쿼드 외 다른 다자 틀 내에서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쿼드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당시 언급될 때만 해도 군사적인 측면이 강했지만, 현재는 보건협력, 기후변화협력 등으로 주력 분야가 옮겨가는 추세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 참여국 사이에서도 기구의 기능이나 확대 여부에 대해 일치된 견해가 없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반면 다른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이같은 목적에 거리를 두고 있다.
정부는 현재로서는 쿼드 참여국 간에도 쿼드 확대 여부에 대한 의견일치가 없으며, 쿼드 내부를 공고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는 지난달 1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입장에서 쿼드에 회원국을 추가로 받고자 하는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쿼드 참여국으로부터 공식 참여 요청을 받은 적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가입을 논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가 역내 글로벌 사안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등 우리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글로벌 평화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력체와도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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