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패배하면 책임론 직면
이재명, 친문계 의식 측면 지원
윤석열, 야당 대승 땐 입당 고민
안철수, 야권 통합 목소리 낼 듯

여야 잠룡들은 ‘대선전초전’ 성격인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이들은 모두 보선 결과가 본인의 대선 행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선거 판세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CBS 라디오에서 “3%포인트 내외 박빙 승부를 예상한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재보선 국면에서 민주당을 이끌었던 이 위원장으로선 선거에 질 경우 책임론에 직면하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여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 선거법상 직접적인 관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달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박 후보 캠프를 찾고, 선거운동 전날엔 이 지사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차담회를 갖는 등 지지층 결집에 힘을 보태왔다. 박 후보 당선이 이 위원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공고한 1인자인 이 지사로선 오히려 선거 승리가 친문(친문재인)계의 ‘제3후보’가 떠오를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실상 대권 행보를 공식화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 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다음 주 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재보선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간 3지대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힘을 합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대승할 경우 입당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 경우 윤 전 총장이 직접 주도권을 쥐고 야권 정계개편에 나설 수 있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한 안 대표는 또 한 번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거 후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 만큼, 오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야권 통합 과정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이번이 제 마지막 (대선) 도전이라고 배수진을 쳤다”고 발언하며 대권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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