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 투자는 사실상 물건너가
자산 재평가로 2788억 차익 발생
코스피 상장폐지 이의신청 예정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놓고 채권단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마감일인 6일까지 내지 못했다. 채권단의 회생절차 동의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법원의 결정이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 쌍용차 채권단에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보냈고, 채권단은 6일 오후까지 의견을 취합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법원과 일정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로서는 채권단이 회생절차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부터 주채권은행인 산은에는 쌍용차가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흘렀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쌍용차 경영진과 노조를 만나 “금융 지원 검토를 위한 쌍용차의 사업계획은 경영 정상화의 주체가 되는 쌍용차가 스스로 방안을 강구해 채권단에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은 채권단에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 관리인 선임 등에 대해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인으로는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유력했으나 예 사장은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를 받으려 했으나 HAAH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구한 시점(3월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았다.
쌍용차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를 일부 개선했다. 쌍용차는 평택 본사 외 165개 필지 부동산에 대한 자산 재평가 결과 2788억원의 재평가 차익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잠식률 111.8%, 자본 총계 -881억원에서 이번 재평가로 자기자본은 1907억원으로 늘어나 잠식 상태에서는 벗어났다. 쌍용차는 이를 토대로 오는 13일까지 상장폐지 절차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다.
엄형준·조병욱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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