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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선 정상, 집에선 높으면 ‘가면고혈압’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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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17:07:35 수정 : 2021-04-06 17: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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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치료 늦어지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 고조
가면고혈압 의심될 경우 24시간 혈압 측정도 고려해야

 

병원 진료 시 잰 혈압은 정상으로 나오는 반면 가정용 혈압계로 잰 혈압은 높게 측정된다면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을 조심해야 한다.

 

가면고혈압은 진단이 늦어져 치료가 늦어지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6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진료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잰 혈압이 140/90mmHg 미만이면 고혈압이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진료실 안팎에서의 혈압 측정에는 이와는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병원을 방문했을 때에는 긴장해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고, 아침 기상 시간에도 혈압이 약간 상승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잰 혈압은 140/90mmHg 미만인 반면 집에서 잰 혈압이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이라면 이를 가면고혈압이라고 한다. 가면고혈압은 혈압 변동이 큰 노년기 남성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평상시에는 혈압이 높지만 병원 방문 직전에 과식하면 식후 혈압 저하로 가면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또 직장이나 가정에서 만성 스트레스로 혈압이 높다가 병원 외래에서 혈압을 잴 때만 혈압이 정상으로 측정될 수도 있다. 

 

흡연자나 과음을 하는 사람도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일 수 있으며, 좌식생활을 하고 비만해 조금만 활동해도 숨이 차고 혈압이 상승하는 사람이 병원에서 안정 상태에서 혈압을 재면 정상으로 측정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대사증후군, 당뇨병, 수면 부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야간 고혈압 때문에 이차적으로 가면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국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가면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가면고혈압이 지속되거나 고혈압으로 이어졌고, 이들 중 상당수가 고혈압약 복용을 시작했다고 한다. 

 

따라서 가면고혈압 진단이 늦어져 치료가 늦어지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가면고혈압 유병률은 인구집단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한 국외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고 병·의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상이었던 사람 중 18.8%에서 가면고혈압이 진단됐다. 또 병·의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상이었던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29.3%가 가면고혈압이 있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잰 혈압은 정상이지만 가면고혈압이 의심된다면 24시간 혈압 측정을 고려해야 한다. 

 

2020 국제고혈압학회 세계고혈압진료지침에 따르면 24시간 혈압 측정을 했을 때의 고혈압 기준은 24시간 평균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80mmHg 이상, 낮 평균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 야간 평균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70mmHg 이상이다.

 

가면고혈압은 특히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은 고혈압과 동급일 정도로 심혈관계 위험과 신장 손상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많다. 따라서 가면고혈압이 의심되면 주치의를 찾아 상담과 진찰을 통해 적합한 검사를 받고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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