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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만명 확진… 印, 들불 같은 감염 확산 어쩌나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06 20:16:52 수정 : 2021-04-06 2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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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도 5%대 그쳐
환자 절반은 마하라슈트라주서
주당국, 야간 통금·주말 완전봉쇄
뉴델리는 병상확보에 비상걸려

3월 초엔 신규 감염 1만명대
집단면역 맹신·방역 해이 탓 폭증

모리총리, 8일 긴급회의 대책논의
경제 감안해 전국 봉쇄는 않을 듯
백신 접종 긴 행렬 5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으러 온 주민들이 백신센터에 길게 줄 서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하루 사이 10만명씩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5일(현지시간) 10만3558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인도에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이날 일일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최다 기록이다.

새 확진자의 절반가량은 ‘경제수도’ 뭄바이가 속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나오고 있다. 주 당국은 야간 통행금지와 주말 완전봉쇄를 도입하기로 했다.

수도 뉴델리도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는 4000명 안팎을 기록 중이다. 뉴델리 정부는 병상 100개 이상인 민간 병원에 전체 병상의 30%를 코로나19 환자용으로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인도는 지난해 7∼10월 첫 대유행을 겪었다. 이번 2차 대유행은 1차 때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 1차 때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에서 6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62일 걸렸지만 이번에는 41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뭄바이 시장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재확산 이유로는 ‘집단면역’에 대한 맹목적 믿음과 느슨해진 방역 의식이 꼽힌다. 인도 보건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이 절정이었던 7∼8월 감염률이 높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혈청조사를 했다. 마하라슈트라주 푸네는 절반 이상, 뭄바이는 지역별로 40%와 75%의 주민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델리에서도 주민 항체 보유율이 56%로 집계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통계값만 믿고 집단면역이 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도 혈청검사를 수행한 아누프 말라니 시카고대 교수는 포린폴리시(FP)에 “50% 넘게 항체를 가졌다는 결과가 나오면 사람들은 ‘집단면역이 됐구나, 안심해도 되겠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몇%가 집단면역의 기준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사 지역에 따라 항체 보유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 항체가 있어도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집단면역을 맹신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들어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것도 원인이다. 인도는 지난해 대유행을 겪은 뒤 신규 확진자가 급감해 지난달 초 1만명 대로 내려왔다. 이를 두고 인도는 물론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매우 희박한 성공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인도인들의 방역 태세가 해이해졌다”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불필요한 여행과 모임 자제 등을 덜 지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색의 축제’ 홀리,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등에 수많은 사람이 마스크 없이 밀집했다. 웨스트벵골주 등지에서 진행 중인 지방선거 유세장에는 연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실정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8일 각 주 총리와 긴급회의를 열고 관련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지난해처럼 전국적 봉쇄령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한 제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는 1월16일부터 접종을 시작했지만 현재 접종률은 5%에 불과하다. 의료진, 군경, 60세 이상 또는 45세 이상 만성 동반질환자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접종 문턱을 45세 이상으로 낮췄으며 7월까지 접종률을 25%(3억명)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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