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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자회사' 부당지원 하다 과징금 물고 검찰 수사 받는 롯데칠성음료

입력 : 2021-04-07 07:00:00 수정 : 2021-04-07 04: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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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이런 지원행위 통해 롯데칠성이 2009년부터 현재까지 MJA와인에 총 35억원의 경제상 이익 제공했다"

롯데칠성음료가 백화점에서 와인을 파는 자회사 MJA와인에 와인을 싸게 공급하는 등 부당지원해 과징금을 물고 검찰 수사도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칠성의 MJA와인 부당지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1억8천500만원을 부과하고 롯데칠성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6일 밝혔다. 과징금은 롯데칠성 7억700만원, MJA와인 4억7천800만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롯데칠성은 완전 자회사인 MJA와인에 ▲ 와인을 저가에 공급하고 ▲ 판촉사원 용역비용을 내줬으며 ▲ 자사 직원도 보내 인력비 부담을 덜어줬다.

 

공정위에 따르면 MJA와인이 2011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자, 롯데칠성은 2012년 1월부터 MJA와인에 공급하는 와인 원가를 계속해서 할인해줬다. 판매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원가율은 2017년 77.7%에서 2019년 66%까지 낮아졌고 MJA의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도 11억2천300만원에서 2019년 50억9천700만원으로 늘어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2009년 9월부터 MJA와인의 판촉사원 용역비용도 대신 부담했다. 롯데칠성은 또 자사 직원들에게 MJA와인의 기획·영업 등 핵심적인 업무도 맡겼다. MJA와인은 월말 전표마감 등 간단한 업무를 하는 2명의 직원만 직고용하고 나머지 업무는 롯데칠성 직원들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런 지원행위를 통해 롯데칠성이 2009년부터 현재까지 MJA와인에 총 35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MJA와인은 2011년 자본금을 다 까먹은 상태였고 2013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2014년부터는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2016년에는 영업이익을 냈다.

 

이듬해인 2017년 10월 롯데칠성은 자신의 지분율이 100%였던 MJA와인을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롯데지주에 매각했다. 롯데지주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20년 8월 MJA와인을 롯데칠성에 되팔았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MJA와인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당하였을 것이나 롯데칠성의 지원으로 큰 손실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육 국장은 "이 사건이 발생한 경위와 내부에서 이뤄진 결정, 지시과정을 조사했으나 총수 일가가 개입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며 "MJA와인의 재무상태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적자를 면한 수준이고,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 경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개인을 고발하지는 않고 법인만 고발한다는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에서 1위 사업자는 2019년 기준 시장 매출액의 33.1%를 점유하는 와인컨시어지다. MJA와인은 관련 시장 매출액의 15%를 벌어들인 2위 사업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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