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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쿄 올림픽 불참에…文 대북전략 차질·수정 불가피, 日도 당황

입력 : 2021-04-06 22:00:00 수정 : 2021-04-07 16: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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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통일부 입장 자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한국 공동사진기자단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일 관계와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 비핵화 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무산됐다.

 

6일 북한은 돌연 도쿄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임기 말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체육성은 이날 공식 운영홈페이지 ‘조선체육’에 “‘악성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종 수립 시점을 전후로 본격 추진을 계획했던 이른바 ‘도쿄 구상’에 급제동이 걸렸다.

 

문 대통령의 ‘도쿄 구상’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토대로 도쿄·북경 올림픽을 지렛대 삼아 비핵화 대화 재개에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었다.

 

앞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계기로 시작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등 3년 전 평화 분위기를 재현하겠다는 기대가 담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올해 열리게 될 도쿄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통일부는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 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왔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반도 평화, 남북 간 대화·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아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일부가 입장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입장을 참고 해달라”고 했다.

 

북한의 올림픽 불참 선언에 일본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 사이에서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국·지역의 올림픽위원회와 조정을 담당하는 일본 측 관계자는 “아무 것도 듣지 못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당황스러워 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한 간부는 “정보가 없어서 뭐라고 말할 수 없으나 정치적인 이유라는 가능성도 있는 게 아니냐”며 “만일 스포츠의 정치 이용이라면 싫은 수법”이라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정치적 흔들기’ 보다 북한이 언급한 것처럼 코로나 상황이 정말 걱정인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로서는 도쿄 대회(올림픽)에 대해 많은 국가·지역이 참가할 수 있도록 감염 대책을 포함해 환경 정비에 계속 임하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발표에도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북한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자세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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