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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코레일 사장 “코로나로 2020년 매출 1조3000억 급감… 철도분야도 지원 절실”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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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06:00:00 수정 : 2021-04-06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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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
“역은 하루 2회 이상 KTX는 4.5회 소독
KTX, 3.5분마다 환기… 정부 기준 30배
무증상 입국자 위해 KTX 전용칸 마련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서 우수사례 소개

갑질·성비위·부정부패 근절 ‘3無 운동’
임직원들 비위행위 예외 없이 엄중 문책

용산정비창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개발
2022년까지 인허가 완료, 2023년 토지 공급”
손병석 한국철도(코레일) 사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국철도 서울사옥 집무실에서 취임 후 지난 2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경영계획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2019년 3월 1356만1552명이던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수송 실적은 2020년 3월 458만1184명으로 그야말로 ‘뚝’ 떨어졌다.(한국교통연구원) 2020년 2월 한국에 상륙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량 운송시설인 철도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고속철도의 2019년 대비 2020년 수송실적 감소율은 무려 -40.4%다. 2015∼2019년 사이 연평균 11.89% 올랐던 고속철도 수송실적 증가율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만큼 대규모 감염병이 한국 사회에 뿌린 공포가 컸다. 코로나19는 확산 2년째인 현재도 유행에 유행을 거듭하며 매일 400∼500명의 확진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사이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특히 운송업은 더욱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런 위기상황을 묵묵히 뚫고 나가는 기업, 한국철도(코레일) 손병석 사장을 지난달 31일 서울사옥 집무실에서 만났다. 의례적인 인사가 오간 뒤 이어진 손 사장의 첫 발언 요지는 ‘다사다난’, ‘노심초사’였다. 2019년 3월 27일 한국철도 지휘봉을 잡은 날로부터 3년째 임기를 시작한 시점에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앞으로의 전망보다는 어려웠던 지난 소회에 먼저 초점이 맞춰졌다.

손 사장은 “지난 2년은 코로나19와의 사투로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고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는 나날이었다”며 “특히 코로나와의 전쟁은 선제적 방역만이 국민은 물론 직원 등 모두를 지키는 길이어서 선도적으로, 최고 수준의 대응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사람들이 접촉을 꺼리고 이동이 줄어 지난해 철도 이용객이 급감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내외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취임 3년차를 맞았다.

“안전만은 다잡겠다는 생각으로 취임 첫날을 경기 고양시 KTX차량기지에서 시작하고 전국 현장을 돌며 안전에 대한 문화와 패러다임을 바꾸려 노력해 왔다. 전 직원이 국민의 이동과 생명을 지킨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철통방역을 통해 철도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는 불철주야 방역현장에서 묵묵히 애쓴 직원들의 땀의 결실로,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 한국철도의 코로나19 위기 대응방안을 자세히 소개해 달라.

“철도역과 열차 등 이용객의 모든 동선을 따라 빈틈없이 방역하고 있다. 역은 하루 2회 이상, KTX는 4.5회, 전철은 운행 끝날 때마다 즉시 소독한다. 특히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열차와 차량 내부 환기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KTX는 3.5분마다 한 번꼴로 객실에 새로운 공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2시간에 1회 이상 환기를 권장한 정부 기준보다 30배 이상 더 강화된 것이다. 또한 무증상 해외 입국자를 위한 KTX 전용칸을 별도로 마련해 15만6000여명을 인천공항에서 지방까지 격리수송하는 등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감염병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도 수행했다.”

- 한국철도의 코로나19 대응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는데.

“국제철도연맹(UIC)과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연합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앞으로도 국민이 계속 안심하고 열차에 오를 수 있도록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 강력한 대응을 유지하겠다.”

- 코로나 사태로 경영상의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철도의 운송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감소하고, 매출감소액이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한국철도는 당면한 경영위기를 철도혁신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경영개선추진단을 구성했다. 12개 지역본부 중 3분의 1을 통폐합하고 현장조직을 개편해 인력운영과 조직쇄신을 단행하고 강도 높은 비용절감으로 재무구조를 혁신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철도수요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운 반면 소독, 위생용품 등 방역에 대한 투자는 줄일 수 없는 부분이라 경영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해외 철도의 재정지원을 비롯해 국내 항공·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에는 금융지원, 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피해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여행업과 관광업 등에 대한 특별지원이 1년 더 연장된 것을 감안해 철도분야에도 적절한 수준의 지원이 절실하다.”

- 한국판 뉴딜과 관련한 한국철도의 계획은.

“한국철도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에 발맞춰 코로나 극복과 미래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한국철도형 뉴딜’계획을 수립했다. 대표적으로 승차권 예매, 교통안내, 물류 등 방대한 철도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민간에 개방하는 ‘한국철도형 데이터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천안아산역 인근에 374억원을 들여 철도 정보의 종합 컨트롤타워인 ‘철도전산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각계의 화두다.

“철도의 친환경성은 ‘탄소중립’의 상징이 될 것이다. 올해 1월 중앙선에 운행하기 시작한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이 한국철도 탄소중립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KTX-이음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의 6분의1 수준인 전기철도차량이다. 2029년까지 전략물자 일부를 제외한 모든 디젤 기관차를 전기철도차량(EMU)으로 교체하고 중부내륙선, 경전선, 서해선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 서울역, 제진역, KTX 고양차량기지 등 전국 13곳의 철도 유휴부지 37만㎡에 2023년까지 2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다. 앞으로 전국의 철도 인프라가 태양광발전소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선로나 방음벽 등 새로운 유휴부지를 발굴해 2030년까지 일반 화력발전소 1개와 맞먹는 수준인 456MW의 발전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 ESG 재원확보는 어떻게.

“한국철도는 전기철도차량 구매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투자를 위해 약 3000억원의 ‘녹색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모두 약 1조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 중장기 안전투자계획은.

“한국철도의 안전에 대한 투자는 ‘아낌없고 흔들림 없는 집중투자’이다. 취임 후 2023년까지 8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중장기계획을 수립했고 지난 2년간 2조8000억원을 투자해 노후 차량 교체와 시설물 개량을 추진 중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철도사고는 50%, 고객의 불편을 야기하는 ‘운행장애’는 26%, 산업재해는 16% 각각 감소했다.”

- 남북관계 진전을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는 사항을 설명해 달라.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해 ‘국제열차 운행 업무절차서’를 마련했고, 연말에는 오봉역에서 국토교통부, 통일부, 물류기업 등 16개 기관과 함께 국내 화물의 수출 관련 국제화물 열차운행프로세스를 점검하는 합동 모의훈련을 시행한 바 있다. 정부 정책기조에 맞춰 남북철도 연결에 대비한 북한철도 현대화를 위한 추가 정밀조사와 함께 국제철도 운행 시 직접 업무를 수행할 대륙철도 전문가 양성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내실 있는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대륙철도 연선국의 철도운영 기관 간 상시 협력을 위한 모델로 철도운영 기관 간의 다자간 협의체인 ‘철도운영기관 협력회의’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 공기업 전반에서 ‘윤리경영’이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최근 일부 공공기관 임직원의 일탈을 계기로 ‘공정’과 ‘정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거세지면서 윤리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철도는 조직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청렴하고 투명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윤리경영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무엇보다 국민의 윤리적 기대수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갑질, 성비위,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3무(無)운동’을 추진하며,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 문책하고 있다. 지난해 윤리경영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은.

“서울시와 용산정비창 부지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미래형 신생활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 및 서비스 기능이 복합된 미래형 업무단지 조성은 물론 업무단지 근무자를 위한 주거시설과 호텔, 쇼핑몰, 전시시설(MICE)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국토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며 2022년 말까지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조성토지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담=김기환 산업부장
정리=나기천 기자 na@segye.com

 

손 사장은 ●1962년 경남 밀양 출생 ●배재고 ●서울대 건축학과 ●서울대 건축학 석사 ●기술고시 22회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국장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국토교통부 제1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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