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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제출이냐, 권한쟁의심판 신청이냐… 공수처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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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15:05:44 수정 : 2021-04-06 17: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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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에 침묵 가능성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견서 제출이냐,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신청이냐.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두고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가 어떤 식으로 입장을 표명할지 법조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기소된 상태에서 공수처가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방법은 재판부 의견서 제출과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신청 두 가지다. 법조계는 정치적 부담을 느낀 공수처가 별도의 행동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건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선일)에 배당됐다. 당초 공수처는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 받은 이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재이첩하며 “수사가 마무리되면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수처에 사건을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지만 수원지검은 이를 거절하고 직접 기소를 결정했다.

 

공수처가 기소권을 두고 자존심을 구긴 만큼 향후 재판부에 의견서를 통해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위법·부당하니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공소기각은 형사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법원이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에 위반해 무효일 때’ 법원은 공소기각 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직접 의견서를 제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공수처 측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국가기관 간 권한다툼과 관련해 법원에 의견서를 낸다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며 “재판부 설득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간 권한다툼이 있을 때 이를 헌재에서 가리는 절차다. 단, 권한쟁의심판 신청은 자칫하면 국민들에게 ‘거악척결’이라는 공동의 선을 뒤로 한 채 조직간 밥그릇 싸움을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권한쟁의심판 신청은 기관 이기주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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