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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땅속 방치 미군 폐송유관 40여년만에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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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14:00:00 수정 : 2021-04-06 1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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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청 전경. 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옥서면 일대 땅속에 방치된 주한미군 폐송유관이 40여년만에 철거된다. 이 송유관은 한국전쟁 전후 군산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이 공군기지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임의로 매설했으나, 1980년대 새로운 송유관을 설치하면서 방치해 근래 들어서야 일대 주민들이 발견해 존재 사실이 드러났다.

 

6일 국방시설본부에 따르면 옥서면 옥구저수지 인근 도로 지하에 묻힌 주한미군 폐송유관 제거 작업에 돌입했다.

 

폐송유관은 직경 50㎜ 크기의 강관 재질로 깊이 70㎝, 길이 160m에 이르는 땅속에 묻힌 것으로 조사됐다.

 

폐송유관은 1940∼50년대 주한미군이 옥서면 미공군비행장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해망동 내항에서 비행장을 연결해 주로 지하에 매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주한미군은 토지주 등 주민 동의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한미군은 1980년 내항 인근에 자리한 유류저장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폐쇄하는 대신 소룡동 외항에서 비행장까지 9㎞ 구간에 새로운 송유관을 설치했다. 새로운 송유관은 현재도 사용 중이다.

 

기존 송유관로 폐쇄 당시 미공군은 지상에 노출된 송유관과 시설물 등은 철거했으나, 지하에 매설한 송유관 일부를 그대로 방치한 바람에 최근까지 국방부와 지자체, 일대 주민 모두 존재 사실을 알지 못했다. 주한미군이 국내 전역에 설치·운영한 송유관을 기록한 ‘KTP(한국종단송유관), SNP(남북송유관) 등 자료에도 해당 송유관에 대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땅속에 녹슨 채 묻혀 있던 송유관은 33년이 지난 2015년에서야 외부로 드러났다. 옥서면 한 주민이 자신의 땅속에 송유관이 존재한 사실을 인지하고 주한미군을 상대로 송유관 철거 및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체를 확인한 때문이다.

 

이에 국방부는 송유관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하는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굴착 조사를 벌여 지난해 4월 잔존 송유관을 발견하고 제거하기로 했다.

 

국방시설본부 관계자는 “이번 제거 구간 외에도 추가 조사를 통해 잔존 폐송유관을 확인하면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며 “향후 토양 오염 여부도 조사해 오염 시 정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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