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사진)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또 김씨의 학창 시절에 대한 동창의 전언이 나왔는데, “뜬금없이 격분해 무서웠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6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단 지속적으로 계획살인으로 지금 추정이 된다”며 “그런 와중에 흉기도 구하고 여러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과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이코패스 성향의 근거를 들었다.
이어 “더군다나 (사건) 현장에서 일어난 행동 패턴이 일반인하고 굉장히 거리가 멀다”며 “거의 6시간에 걸쳐 아주 집요하게 3명을 차례대로, 순서대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경찰 수사 토대로 덧붙였다.
아울러 “현장에서 이틀을 보내고 그 와중에 본인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굉장히 집요하게 옷도 갈아입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보통 아무리 살인범이라도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한다”며 “ 그렇기 때문에 현장을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데, 지금 이 사람은 그런 게 아니라 이틀씩이나 그 장소에서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그러한 감정의 흐름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이다’ 이렇게 보기 어렵다”며 “아마 상당히 냉혈한적인 특성이 틀림없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해본다”고도 했다.
더불어 “일반 범죄자들과 일단 기본적인 생각 자체가 많이 다르다”며 “일반적인 합리적 사고를 하는 범죄자들은 대부분 어떤 폭행행위로 얻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금전적인 목적을 충족시키고 싶어한다든가 그런 합리적인 목적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사실 그런 것이 범행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아마 프로파일러가 투입돼서 정확한 동기가 뭔지 알아본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마 틀림없이 지금 이 사람은 본인이 무시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매우 억울해 하고 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서 사고방식이 일반 범죄자들하고 또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씨의 학창 시절 친구였던 A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착한 친구였지만, 장난을 치다가도 갑자기 욕을 하고 화를 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예시를 들 수 없지만, 그런 부분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연락이 끊긴 친구들에게 ‘잘 지내느냐’라고 문자 메시지를 한통씩 보내기도 했다”며 “실제로 만나면 ‘오늘 너희 집에서 잘 수 있느냐’, ‘너희 집 가도 되느냐’고 물어 부담스럽게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도 김씨를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중에는 프로파일러가 투입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파일러는 김씨의 환경적 요인과 범행 전후 상황을 통해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를 분석하게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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