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교착 상태인 남북 대화의 돌파구를 모색하던 체육계와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북한이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겠다며 7월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는 이날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결정했다”고 공개했다.
북한 선수단의 불참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3년 만에 추진하던 국제 종합경기대회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남북 단일팀 구성도 무산될 판이다.
IOC와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된 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올해에는 반드시 개최하겠다는 뜻을 굳힘에 따라 우리 정부와 체육계는 도쿄에서 남북대화의 새로운 전기가 열리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의 전격적인 선수단 '불참' 선언으로 기대가 현실로 이뤄지긴 어렵게 됐다. 남북 대화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IOC가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올해 2월에 선택하면서 남북 올림픽 공동 유치는 사실상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다만, IOC와 브리즈번의 우선 협상 대화가 개최지 최종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남북 간 대화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희망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았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불참함에 따라 남북이 머리를 맞댈 기회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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