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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車 3사, 실적 후진 ‘환란 후 최악’

입력 : 2021-04-05 22:00:00 수정 : 2021-04-05 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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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분기 내수 판매량 4만3000대
23년 만에 최저… 2020년보다 24%↓
경영환경 난기류… 앞날도 먹구름

수입차는 쾌속 질주… 31% 급성장
완성차업계 갈수록 양극화 심화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이 크게 후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반면 수입차는 판매량이 30% 이상 급성장하며 자동차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1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6550대보다 23.8% 감소했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3만1848대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의 4만7045대보다도 적다.

문제는 이들 3사의 경영 상황이 앞으로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희망을 걸었지만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결국 회생절차 수순에 돌입한 상태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 끝내지 못하는 등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에 르노 본사의 글로벌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3사가 올해 들어 신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영난과 노사 문제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최악의 경우 철수나 사업 축소로 인해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이나 보증·수리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1만262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한국GM은 같은 기간 1만7353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도 올해 1분기 1만312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3% 판매량이 줄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계 3사가 주춤하는 사이 수입차의 질주는 거침없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누적 판매 대수는 7만19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1.5% 증가했다. 임한규 한국수입차협회 부회장은 “지난달은 2월보다 영업일수가 증가하고 각 브랜드가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신규 등록 대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7597대로 1위를 지켰고, BMW가 6012대로 2위, 아우디(2737대), 폴크스바겐(1628대), 지프(1557대), 볼보(1251대) 등이 뒤를 따랐다. 이어 미니(1224대), 포르쉐(980대), 렉서스(860대), 쉐보레(733대), 포드(557대), 토요타(544대), 링컨(349대), 혼다(333대), 랜드로버(292대) 등 순이다. 이와 별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결과를 보면 테슬라는 3194대를 판매해 수입차 전체로는 3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기아와 벤츠·BMW의 4강 체제에 기존 완성차 3사 대신 테슬라가 추가되는 지형이 구축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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