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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 겸업’ 오타니, 163㎞ 강속구 던지고 홈런 ‘쾅’

입력 : 2021-04-05 21:31:19 수정 : 2021-04-05 21: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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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삭스戰 만화같은 활약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
118년 만의 진기록 역대 세번째
선발승 앞두고 3실점·부상 교체
역사적 ‘이도류’ 도전 절반의 성공
투타 겸업 중인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회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는 모습. 애너하임=USATODAY연합뉴스

일본인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면서 내건 조건은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투수로서 개점 휴업이 길어져 ‘투타 겸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또한 선발 투수로 나갈 경우 타선에서는 제외됐었다.

이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듯 오타니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해 역사적인 도전에 나섰다. MLB 역사상 한 경기에서 2번 타자가 선발 투수로 나선 건 역대 세 번째이자 1903년 잭 던리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118년 만의 일이다. 또한 아메리칸리그에서 지명타자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1972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일단 오타니가 보여준 능력은 만화를 보는 듯 강렬했다. 하지만 결승 홈런과 선발승이라는 이도류의 완성은 아쉽게 좌절됐다.

오타니는 이날 마운드에서 101.1마일(약 163㎞)의 강속구를 던졌고, 첫 타석에서는 초구에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1회말 타석에서 오타니는 화이트삭스 선발 딜런 시스의 156㎞ 직구를 통타해 비거리 137짜리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타구 속도는 올 시즌 가장 빠른 115.2마일(약 185㎞)을 찍었다.

마운드 위의 오타니는 위력적인 구위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하지만 승리요건 눈앞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3-0으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폭투로 1점을 허용했다. 이후 오타니는 화이트삭스 4번 타자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7구째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2018년 5월2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1050일 만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듯했다.

하지만 포수 맥스 스타시가 공을 뒤로 빠뜨려 낫아웃 상황이 됐고, 스타시의 1루 송구는 1루수가 잡지 못했다. 이 사이 3루 주자뿐 아니라 2루 주자 호세 아브레우까지 홈으로 쇄도했고 백업을 들어간 2루수 데이비드 플레처가 공을 잡아 다시 홈으로 뿌렸지만, 송구가 높았다. 점프해 공을 잡으려던 오타니와 슬라이딩한 아브레우가 홈에서 충돌해 오타니는 쓰러졌고 결국 3-3 동점이 되고 말았다.

오타니는 다시 일어섰지만 타자로서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투수로서 4.2이닝 2피안타 5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부상을 안은 채 물러나야 했다. 이날 경기는 에인절스가 7-4로 이겼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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