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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 여행 가능하나… 백악관·CDC ‘엇박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05 20:56:17 수정 : 2021-04-05 22: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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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접종 속도전 속 양측 이견 논란

CDC “접종자 낮은 위험 감수하고
국내외 여행할 수도 있어” 새 지침

백악관 “백신 아직도 완벽하지 않아
여전히 비필수 여행 자제해야” 반박
‘마스크 쓰라’는 美 표지판… 마스크 벗은 이스라엘 배우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샌타모니카 해변의 표지판에 “제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적혀 있다(왼쪽 사진).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며 방역수칙 완화론과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경계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른쪽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립극장 하비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배우들이 공연 시작 전 함께 모여 환호하는 모습. 이날 공연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관객만 입장이 허용됐다. LA·텔아비브=AP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자의 여행 가능 여부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CDC가 최근 코로나19 관련 새 지침을 통해 “백신 접종자는 국내외를 여행할 수 있다”고 밝히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이 “비필수 여행은 자제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고문인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CDC의 새 여행 지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폭스뉴스 선데이’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가 ‘미국인은 항공여행 같은 활동이 백신 접종자에게 안전한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하자 “공중보건 관점에서 CDC의 새 지침에는 문제가 있다”며 “백신을 맞았더라도 여전히 비필수 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백신의 불완전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 백신 3종에 대해 “완벽하지 않고, 코로나19로부터 100%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미국이 4차 유행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변이 바이러스가 어린이에게 더 치명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주 전체 학교 14%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보고됐는데 어린이들이 어른과 같은 속도로 감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들의 백신 접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어린이의 경우 가을 이후에나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오스터홀름 소장의 견해는 “백신 접종자는 해외여행도 가능하다”는 CDC의 입장과 다소 상반된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백신 여권이나 백신 접종증 코팅, 백신 접종 셀카 증가 등으로 여러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백신 접종만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난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국민이 늘어날수록 방역에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판단에 따라 보건당국이 극도의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 가속화로 각 주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같은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중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감염이 급증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CDC로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큰 피해를 본 항공업계나 여행·관광업계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스트홀름 소장 역시 CDC의 새 지침에 대해 “대중을 혼란스럽게 했을 수 있다”고 꼬집으면서도 “하지만 CDC의 메시지는 일관됐다”고 옹호론을 펴기도 했다.

사실 CDC가 지난 2일 “미국에서 백신을 모두 맞은 사람은 낮은 위험을 감수하고 여행을 해도 된다”는 수정된 여행 지침을 발표할 때부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긴 했다. 백신 접종자들에게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났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서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이 새 지침 발표 브리핑에서 “새 지침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여행을 권고할지, 혹은 권고하지 않을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일반적인 여행 전반을 하지 말라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백신 접종이 확대된 데 대한 안이한 상황 인식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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