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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심해 범행현장서 술 마셨다”는 ‘세모녀 살인범’… 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입력 : 2021-04-05 22:00:00 수정 : 2021-04-05 18: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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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후 사흘간 피해자 집에 머물러… 시신 옆에서 취식 ‘엽기행각’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도봉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 피의자 김태현(25)씨가 5일 구속 후 처음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씨가 한 진술 중 구체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거듭 추궁해 범행 전후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다는 방침으로, 정신감정과 범행 현장 검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전날 구속된 김씨를 이날 오전 10시부터 불러 조사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범행 후 사흘간 세 모녀의 시신이 있는 집에 머무르며 술과 음식을 먹은 정황 등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피해자 집에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침입해 홀로 있던 둘째 딸을 죽이고, 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을 연달아 살해했다. 이후 사흘간 범행 장소 밖으로 외출하지 않은 김씨는 자해하는 과정에서 목을 다친 상태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자해 후 갈증이 심해 피해자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식 등을 꺼내 먹고 마셨다’는 김씨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지난달 26일 오전 폴리스라인이 쳐 있는 모습. 뉴스1

김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인 큰딸에게 보낸 휴대전화 SNS 메시지 기록을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가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폰 잠금을 풀어 증거 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자신과 만남을 거부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이전에도 큰딸을 만나기 위해 피해자들의 집 주소로 찾아간 적 있으며, 자신의 연락처가 차단된 뒤에는 다른 번호로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 파악과 범죄심리 분석을 위해 프로파일러를 조사에 투입해 조언을 받아가며 김씨에 대한 신문을 이어가고 있다. 면담 결과에 따라 사이코패스 검사 여부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법조인 등 외부위원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신상공개위는 “피의자가 범행 일체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 도구,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면서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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