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역사 반세기를 이끌어온 '엔팝'이 '선우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혀 화제다.
엔팝은 '별나라 삼총사', '여우비', '콩순이' 등 다수의 애니메이션 히트작을 제작한 콘텐츠 IP비즈니스 전문 기업이다. 엔팝의 이번 사명 변경은 창업주 강한영 회장이 광고제작사 ‘선우프로덕션’을 설립한 1974년부터 지금까지의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 브랜드를 통합하는 취지에서 단행됐다. 선우앤컴퍼니는 이번에 론칭하는 신작 '반짝반짝 달님이'를 계기로 본격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 및 브랜드 매니지먼트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974년 '선우프로덕션' 당시의 강한영 회장은 직접 감독을 맡아 영진약품, 금성TV 등의 광고를 제작했다. 이후 국내 굴지의 광고 제작 스튜디오로 성장, 애니메이션 분야로 영역을 넓혀 '별나라 삼총사'를 제작해 1979년 할리우드 극장에서 개봉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사업을 전개해 연일 성공시켰으며, 우수한 인재와 세계적인 퀄리티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들로부터 제작 의뢰가 쏟아졌다.
이때, △1991년 5백만 불 수출탑 △2000년 2천만 불 수출탑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2007년 지금도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를 제작해 당시 기준 한국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성적 (46만 명)을 거뒀다.
이와 같은 큰 성공에도 자만하지 않고 사업전략을 하청에서 창작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준비해 2013년 선우의 IP 비즈니스 핵심을 추출, 새롭게 ㈜엔팝을 설립하고 2대 강문주 대표가 취임하면서 종합 문화콘텐츠 사업 시대를 열었다.
강문주 대표는 "이때 자사가 창작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준 작품이 바로 '엉뚱발랄 콩순이'다" 라며, "콩순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어보자고 브랜드 오너인 영실업 측에 제안, 애니메이션 제작 및 국내 라이선싱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엉뚱발랄 콩순이'가 유튜브 구독자 5백만에 조회수 30억을 넘는 큰 성공을 거두는 가운데, 차기작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도 세계 최대 완구사 해즈브로(Hasbro)와 공동 제작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2018년부터 전 세계 190개국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러한 화려한 배경을 바탕으로 오는 4월 8일 KBS에서 론칭되는 '반짝반짝 달님이'는 한국에서 최초로 제작되는 본격 뮤지컬 애니메이션 시리즈이다. 이미 투니버스, 재능TV, 쿠팡플레이 등에서의 추후 방영이 확정, 완구 및 출판 라이선스 계약도 완료되었다. 또한, 하반기에는 뮤지컬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 올해 역대급 인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예상된다.
강 대표는 "옛날 어린이들이 TV에서 본 만화영화는 전부 일본 애니메이션이었으나, 요즘 어린이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다"라며,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날 선우앤컴퍼니는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고퀄리티 작품들을 꾸준히 제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선우앤컴퍼니는 '반짝반짝 달님이' 이후 남아용 액션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계획 중이다. 또한 '광해', '신과 함께'를 제작한 영화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개발 중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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