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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정보 활용 땅 투기 LH 직원 첫 영장…"업무 연관성 명확"

입력 : 2021-04-05 13:24:01 수정 : 2021-04-05 13: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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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명의 구매하고 미공개 정보 지인들과 공유…경찰, 동료·지인 등으로 수사 확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광명 시흥 신도시 사업 추진 핵심부서에 근무했던 LH 직원을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LH 발 투기 의혹 당사자 중 토지 구매와 업무 간 직접 관련성이 드러난 첫 사례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지난 2일 오후 업무상 비밀이용 등 혐의로 현직 LH 직원 A씨를 포함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이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후 전·현직 직원 중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A씨가 처음이다.

A씨는 이제껏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나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수의 3기 신도시 토지를 사들여 이번 투기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일명 '강사장'보다 더 핵심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난달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의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강사장' 강모 씨 등 15명이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를 매입한 것은 2017년 9월부터 2020년 사이다.

이들은 주변 지인까지 더해 28명의 명의로 14개 필지를 사들였는데, 주로 광명 옥길동과 시흥 과림동, 무지내동 등 3기 신도시 외곽지역에 분포돼 있다.

반면 A씨 및 주변 지인들은 강씨 등보다 앞선 2017년 3월부터 36명의 명의로 2018년 12월까지 22개 필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매입 토지는 광명 노온사동에 집중됐는데, 3기 신도시 중심에 위치한 핵심 토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등보다 더 이른 시점에, 보다 개발지에 가까운 토지를 더 많이 매입한 것이다.

특히 경찰은 A씨가 내부 미공개 정보를 직접 활용하고 주변에도 건네 땅 투기를 야기한 이번 사건의 '뿌리'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초 A씨는 3기 신도시 개발부서에 근무했는데, 신도시 예상지역의 개발 제한 해제를 검토하거나 발표 시점 결정 등 업무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 명의 대신 가족과 친구 등 지인 명의로 땅을 사들였는데, 각각의 구매 시점이 A씨 근무처에서 특정 개발 관련 결정 사항이 확정될 시기와 맞물려 있어 내부 정보를 주변에 공유해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경찰은 A씨가 3기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북본부 관련자 및 전북지역 의사들에게 광명 시흥 신도시 개발 정보를 건넨 정황도 확인했다.

민변에 의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현직 직원 일부도 A씨로부터 개발 정보를 건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강씨 등에게도 개발 정보를 건넸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A씨의 이러한 투기 의혹은 강씨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와 비슷한 시기 3기 신도시에서 이뤄진 토지 거래 내역을 전수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강씨가 토지를 매입하기전에 전북 쪽에서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를 대거 매입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이들 간의 연결고리를 분석하던 중 A씨의 존재를 확인해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수사대상들과 달리 A씨의 경우 업무와의 연관성이 명확히 입증되기 때문에 정보 흐름을 추적하다 보면 다른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정관계 인사들이나 다른 LH 직원들에 대한 수사도 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현재 38건의 투기 의혹에 연루된 159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경찰의 자체 수사로 드러난 의혹은 모두 24건에 93명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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