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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억지 주장이 미국서 ‘한복의 날’ 제정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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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5 11:05:13 수정 : 2021-04-05 13: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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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교생들, 美 지역 정치인 등에게 서한
뉴저지주 테너플라이 시장 “한복은 한국 것”
미국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에서 ‘한복의 날’ 제정을 이끌어낸 한인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의 단체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지정, 기념키로 해 눈길을 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고교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한복의 날 선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동을 자아낸다. 이 청소년들은 한복이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억지 주장에 분노해 한복의 날 제정 운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재미차세대협의회(AAYC)에 따르면 뉴저지주(州) 테너플라이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선포키로 했다. AAYC는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단체다. 한국을 제외한 외국에서 한복의 날이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AAYC의 설명이다.

 

주목되는 점은 한복을 한글 발음 그대로 ‘한복(Hanbok)’으로 표기한 점이다. 한복이 중국이 아닌 한국의 전통 의상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복 앞에 ‘코리안(Korean)’을 명기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AAYC는 “뉴저지주 테너플라이를 시작으로 미국 내 다른 도시들을 대상으로도 한복의 날 제정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복의 날 제정 운동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중국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 시도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했다. AAYC에서 활동 중인 한인 청소년들은 중국 일부 매체와 누리꾼 등이 유튜브에서 “김치와 한복은 중국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펴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모임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AAYC 회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한복이 한국의 문화라는 뚜렷한 근거를 남기자고 뜻을 모았다. 가장 확실한 건 미국 정치권과 지자체들이 나서 한복의 날을 제정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억지 주장을 반박하는 명백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휴일 서울에서 한복을 입은 채 고궁에 입장하는 시민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AAYA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인 청소년들이 미국의 지역 정치인들한테 “한복의 날을 제정해 달라”는 청원 서한을 보내기 시작했다. 결국 마크 진너 테너플라이 시장은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6일 한복의 날 선포식을 열기로 했다. 진너 시장은 “한복의 기원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이 건국한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며 “한인 사회의 힘과 대한민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한복의 날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관영매체와 누리꾼, 그리고 포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자국의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한국 김치의 원조라는 식의 주장이 터져나와 한국에서 비판 여론이 제기된 바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 삼계탕의 기원이 중국 광둥성 국물 요리라는 취지의 해설을 포털사이트 백과사전에 게시해 국내에서 공분이 일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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