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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병 환자 자유·인권 알린 문서 문화재 된다

입력 : 2021-04-06 03:00:00 수정 : 2021-04-05 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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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 수용 중이던 한센병 환자들의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낸 서류가 문화재에 오른다. 

 

문화재청은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사진) 및 성명서’를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한센병 환자를 훈련시켜 의료인력으로 키운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도 같이 등록예고됐다.

 

등록 예고된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는 소록도 갱생원(현 국립소록도병원)의 부정과 인권 유린에 맞서 수용자들이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낸 ‘소록도 4·6 사건(1954년)’과 관련된 유물이다. 4.6사건은 1950년대 초 수용자 증가와 전쟁으로 인한 구호물자가 감소한 상황에서 당시 소록도 김상태 갱생원장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운영체제에 대한 반발로 원장 불신임을 요구하며 일어난 대규모 시위다. 수용자들은 비인권적 현황과 원장의 비위사실을 적시한 진정서와 증빙자료인 물품통계표를 작성하였고, 이후 성명서를 발표하여 항거했다.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은 청진기, 해부학책, 수료증으로 구성된다. 청진기는 제1기 수료생에게 지급되었던 것이며, 해부학책과 수료증은 녹산의학강습소의 운영상황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녹산의학강습소 출신 의료인력은 환자를 대상으로 의학교육을 실시하였기에 한센인들을 차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존재였다. 문화재청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소록도만의 독특한 의학교육제도와 자활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 등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1935년 제작돼 삼각산 삼각사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1960년대부터 서울 진관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도 등록예고했다. 등록예고된 3건에 대해서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최종 등록한다. 

이날 ‘한국수어교재 수화’, ‘소방 헬기 까치2호’, ‘고성 구 간성기선점 반석’, ‘서울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가옥’ 4건은 문화재로 등록했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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