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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빠진 ‘구미 3세’ 사건…급기야 친모 ‘임신거부증’ 언니 ‘키메라증’ 가능성까지 대두

입력 : 2021-04-05 10:50:00 수정 : 2021-04-05 2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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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키메라증 조사 아직…수사 도움된다면 조사”
석씨 남편 “석씨 울면서 ‘딸 대신 덮어쓰겠다’고…”
‘아이 바꿔치기’ 밝힐 석씨 자백 받기 어려울 듯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살 여아의 친모 석모씨(왼쪽)· 숨진 3살 여아의 언니로 드러난 김모씨. 뉴시스·뉴스1

경북 구미시 빌라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5번째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도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씨에 대한 임신거부증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당초 친모로 알려졌다 언니로 드러난 김모(22)씨에 대해서는 두 가지 DNA를 동시에 지닌 ‘키메라증’일 수 있다는 추측마저 나왔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석씨는 물론이고 가족들이 출산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석씨의 임신거부증 가능성이 제기됐다. 임신거부증 증상은 입덧도 하지 않지 않고 태동도 느끼지 못하며 월경도 그대로 할 수 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임신거부증은 생물학적으로 임신했지만, 심리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라며 “태아도 자신의 존재를 숨긴다. 태반에 더 찰싹 붙어 배가 나오지 않게 보이는 특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장은 석씨의 남편이 석씨와 같은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신체적 외형 등에서 임신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석씨 남편 A씨는 언론에 “경찰에 2017년 7월 사진과 2018년 2월 찍은 아내 사진을 보여주며 ‘배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딸의 출산 전후로 아내와 대부분 같이 있었다”고 석씨의 임신징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A씨는 “아내가 샤워 후 속옷 바람으로 나올 때도 있는데 내가 눈치 채야 하지 않나”라면서 “아내가 다른 남자의 애를 가졌다면 내가 감싸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경북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석씨는 2018년 1월~2월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시기 조력자 등의 도움을 받아 출산한 뒤 김씨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BB형인 김씨에게서 숨진 아이의 혈액형인 A형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나자, 이를 근거로 석씨가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 및 출산을 한 후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바꿔치기’라는 경찰의 판단에는 신생아 혈액형 검사의 오류 가능성이 있고, 이틀 이내 차이 출산이 아니라면 신생아 배꼽의 탯줄 상태를 철저히 관리하는 간호사가 몰랐을 리 없다는 점, 석씨가 갓 출산 뒤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있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MBC ’실화탐사대’ 방송 화면 캡처

방송에서는 미국 방위산업체 산하 연구원의 주장을 빌려 김씨의 ‘키메라증’ 가능성이 대두했다. 키메라증은 한 개체에 유전자형이 겹쳐있는 현상 즉 한 사람이 두 가지 DNA를 가지고 있는 현상으로, 이 가설에 따른다면 김씨가 2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 이런 사례가 발견된 만큼 김씨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연구원은 “이런 희귀한 케이스, 희귀한 질환이나 신드롬에 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접근하지 않으면 이건 안 보이는 답”이라고 했다. 키메라증을 연구한 데이비드 헤이그 하버드 유기진화생물학과대 교수도 “이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며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키메라증에 대해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좀 느리더라도 절차를 지켜서 하나하나 풀어가면 진실은 꼭 밝혀진다고 본다”며 “수사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라도 조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5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석씨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석씨는 사체 유기 미수 혐의를 인정했지만, 석씨의 출산 경위나 사라진 아이의 행방 등이 확인되지 않아 미성년자 약취 혐의 입증은 어려운 상황이라 검찰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석씨 남편 A씨는 “석씨가 울면서 ‘딸(김씨)이 지금 어린 둘째가 있으니 자기가 덮어쓰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9일 아이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김씨와 통화에서 “내가 (아이 시신을) 치우겠다”고 했던 석씨가 당시 남편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며 ‘덮어쓰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검경은 석씨의 자백을 받아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김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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