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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위선·무능’ 표현 불허… 편파 논란에 또 휩싸인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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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5 06:00:00 수정 : 2021-04-04 22: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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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 유추 투표 독려 안돼”
野 “민주당 지칭하는 것을 인정”
선관위원 9명 대부분 친여 주장도

국민의힘, 박시영 선관위 고발
“사전투표 민주 표 많더라” 언급
선관위, 윤건영 선거법 위반 경고
4ㆍ7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종료된 3일 오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이 관내 투표함을 밀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 문구로 ‘내로남불·위선·무능’이란 표현이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리자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선관위의 불공정에 대해선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국민의힘 사무처는 선관위에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선관위는 이에 “특정 정당(후보자)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라서 일반 투표 독려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내로남불’과 ‘무능’ 등의 표현이 더불어민주당을 떠올리게 한다고 본 것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민주당이 내로남불 정당임을 선관위가 공식 인정했다. 선관위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비꼬았다. 박용찬 서울시장보궐선거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선관위는 집권 여당의 ‘선거대책본부’인가”라고 물으며 “위선을 위선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벌써 여러 차례 정치편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 시민단체가 내건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현수막에도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직선거법 제90조를 이유로 철거하게 했다. 또 ‘나는 성평등에 투표한다’, ‘나는 페미니즘에 투표한다’는 캠페인 문구도 같은 이유로 불허했다. 해당 문구들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다.

 

국민의힘은 중앙선관위 구성이 문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원 9명 중 대부분이 친여 성향이라는 주장이다. 선관위원 가운데 국회 선출 몫으로 민주당이 추천한 조성대 위원은 2011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선 때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트위터에 써 논란이 됐다. 조해주 상임위원도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 이름을 올리며 논란이 일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한 진보 성향 유튜버들의 토론회에서 “사전투표 때 민주당 표가 많았다더라”고 언급한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 등을 투표의 비밀침해죄, 허위사실 공표죄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날 민주당 윤건영 의원에게 공직선거법 준수를 촉구하는 ‘행정처분’ 공문을 보냈다. 윤 의원이 지난달 29일 라디오방송에서 당 자체 여론조사를 인용했는데, 해당 발언이 정당 또는 후보자가 실시한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해당 선거일 투표마감 시각까지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108조를 위반해서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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