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재보궐선거 이후 경제팀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정치권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이후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지휘하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보궐 선거 이후 대권도전을 위해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으로 이반된 민심을 추슬러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일단 경제정책을 총괄해 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총리가 물러날 경우 홍 부총리까지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차를 두고 홍 부총리를 교체하는 것도 문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할 때 후임자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가 생긴다.
다만 홍 부총리가 ‘나라 곳간 지킴이’를 자처하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추가경정예산 문제 등으로 여당과 번번이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부총리도 이미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일자로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가 된 만큼 ‘할 만큼 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만약 홍 부총리가 자리를 내놓으면 차기 경제부총리에 오를 후보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꼽힌다. 구 실장은 정통 예산통이고, 은 위원장은 금융을 주축으로 하는 경제정책통으로 분류된다. 구 실장은 행시 32회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안일환 청와대 경제수석과 동기다. 은 위원장은 행시 27회로 이들보다 선배다. 구 실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바 있어 현 정권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관료로 꼽힌다. 은 위원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호남권 여당 의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행시 30회)과 고형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행시 30회),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사(행시 28회)도 부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경제부총리 인선에 따라 다른 경제부처 장관급 인사로도 쓰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행시 30회)도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기재부 1차관으로서 부동산 정책을 관장했던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길 수 있고,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경험이 있어 은 위원장이 이동할 경우 후임으로 갈 수 있다는 평가다.
다음달 7일을 끝으로 3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후임도 관심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 원장은 5월 7일을 끝으로 3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한때 거론되던 윤 원장 연임설은 최근들어 어느 정도 사그라든 분위기다.
채용비리 직원을 승진시킨 정기인사로 촉발된 금감원 노사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후임 인사로 하마평에 오른 관료 출신은 정은보 협상대사,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등이 꼽히고 있다. 다만 문재인정부 들어 관료가 금감원장에 기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민간 출신이 금감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민간 출신으로 하마평에 오른 이들은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최운열 전 의원 등이다.
김범수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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