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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일 회의에 드러난 시각차… 외교 격랑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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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4 23:17:03 수정 : 2021-04-04 23: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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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오른쪽부터)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해군사관학교 경내를 걸으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대화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각각 미국 워싱턴 인근 해군사관학교와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잇달아 열렸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미·일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북·미협상 조기 재개’를 강조했지만, 백악관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추진에 합의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중은 북핵문제 접근방식의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일본과의 공동 노력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려고 하는 반면, 중국은 한국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달 내에 완성돼 북·미 협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앞세우는 우리 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 복원도 시급한 과제지만 “과거사는 과거사로 논의하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일본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모든 외교 현안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반도체 문제가 주의제로 오른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국은 오는 12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나서서 삼성전자 등의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유지와 향후 규범·표준 논의의 협력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미·중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주요 반도체 강국들과 ‘반도체 동맹’을 형성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 역시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반도체를 7대 중점과제 하나로 꼽고, 하나씩 계획을 실천해가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최근 “미·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미·중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미국 등 4개국 외교안보협의체인 ‘쿼드’만 해도 그렇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 참여 요청을 했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외교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지혜를 모으고 치밀하게 전략을 짜 외교 격랑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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