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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한다. 그 중심에는 무기가 있다. 최종병기(Ultimate Weapon). 누가 그것을 갖느냐에 따라 역사의 행로마저 바뀐다.

칭기즈칸의 몽골제국. 세계 제국으로 발돋음한 이면에는 화약 무기가 있었다. 고려를 공격한 살리타이의 몽골군. 1231년 귀주성을 공격했다. 기름 먹인 띠풀에 불을 붙여 성으로 날리고, 땅굴을 파고, 포차로 투석전을 벌이고…. 공격은 집요했다. 피비린내 나는 항전. 한 달이 넘도록 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귀주성 전투’. 몽골군에게 치욕을 안긴 역사적인 싸움이다.

왜 함락하지 못했을까. 그때만 해도 몽골군에는 화약 무기가 없었다. 몽골군이 화약으로 무장한 것은 칭기즈칸을 이은 오고타이칸 때다. 금 멸망 후 화약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1241년 폴란드 발스타드 공격에는 연기포탄인 ‘연구(煙毬)’, 1258년 바그다드 공격에서는 ‘화약철병’을 사용했다고 한다.

청을 일으킨 누르하치. 살이호 전투, 고륵산 전투…. 그의 사전에는 패배란 없었다. 그런 그도 화포에 운명을 다한다. 1626년 정월에 벌어진 영원성 전투. 20만 대군을 이끌던 누르하치는 그곳에서 쓰러졌다. 영원성에 있던 서양식 화포인 ‘홍이포’에 당했다고 한다. 그때의 부상 때문일까, 그해 8월 숨을 거뒀다.

우리나라에 화약 무기가 등장한 것은 고려말이다. 최무선이 주화(走火) 등 18종의 화약 무기를 만들었다.

무기는 발전을 거듭한다. 현무-4의 위력이 공개됐다. 거대한 지대지 미사일이다. 사거리 300㎞를 기준으로 4~5t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자탄을 뿌리는 확산탄을 장착하면 축구장 200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한다.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과 류경호텔도 한 발이면 잿더미로 변한다. 그러기에 “현무-4는 대량응징보복 전략의 핵심 전력”이라고 한다. 지난해 7월 국방과학연구원(ADD)을 방문한 대통령, “세계 최고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 성공을 축하한다”고 했다. 이후 현무-4는 공개되지 않았다. 왜 감췄던 걸까.

지금의 최종병기는 핵과 미사일이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 현무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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