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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1·2차 간격 10주→12주로
2차 물량 당겨 1차 접종 확대 방침
정은경 “1차 접종에도 예방효과 커”
일각 “임시방편… 변이 출현 위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일째 5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세를 이어간 4일 서울 시내 한 식당 입구에 이용객들이 밀집해 있다. 하상윤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늘려 올해 2분기 1차 접종 대상을 최대한 늘리기로 결정했다. 2차 접종 물량을 당겨 1차 접종 인원을 최대한 늘리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격이 더 길어져도 항체 형성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2차 접종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1차 접종 인원만 늘리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정부는 백신 1차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일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현재 10주에서 12주로 늘리고 최소 잔여량 주사기(LDS)를 이용해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2분기 1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보건의료단체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백신을 주사기에 나눠 옮김)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백신 1차 접종에도 (예방) 효과가 크고 (1·2차) 간격이 조금 더 길수록 효과가 더 커진다는 근거가 나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접종 간격을 8∼12주로 운영하면서 최근에 1차 접종을 마친 대상자는 12주로 (2차 접종)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등 연구진은 지난달 6일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6주 미만의 간격을 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예방 효과는 55.1% 정도이나 12주 이상 간격을 둔 경우 그 효과가 81.3%로 올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연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만으로도 86%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는 근거도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든 약은 권장 용량과 용법이 있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번만 접종해도 예방 효과가 올라가면 식약처가 왜 2차 접종을 허가했겠나”라며 “이 결정을 바꾸려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야 하는데, 확진자가 늘고 백신 추가 확보 대안이 없으니 정부가 원칙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접종 간격이 길어지면 2차 접종 직전에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져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할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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