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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지켜라" "제재 해제"… 미·이란, 핵 합의 복귀 논의 앞두고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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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4 14:00:00 수정 : 2021-04-04 13: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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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AP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6일(현지시간) 열리는 참가국 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 기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핵 합의에 복귀하려면 이란이 핵 활동을 중단하는 등 기존 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하고, 단계적인 핵 합의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맞섰다. 이번 참가국 회의에서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면하지는 않는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모두 빈에 오지만, 두 나라가 각각 나머지 참가국들과 개별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두 나라가 간접적인 방법으로 협상하게 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P+1) 등 6개국은 지난 2015년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했다. 이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에 미국 등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골자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가 이 합의로는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며 2018년 5월에 이 합의를 탈퇴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란에 새로운 협정 체결을 요구하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고, 신규로 제재를 가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 합의를 위반하고, 핵 활동을 재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복귀를 전제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협의해왔다. 

 

미국과 이란은 제재 완화와 핵 활동 축소 또는 중단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활동 재개 순서를 짜 맞춰야 한다. 오는 6월에 이란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양측 간 협상은 선거 정국이 본격화하기 전에 타결돼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 복귀하고,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JCPOA 합의가 2030년에 끝나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새로운 추가 조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또한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이나 이슬람 테러 단체에 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조항을 새 합의 사항에 추가하려 한다.

 

이란은 프랑스에 오는 6일 열리는 회담에서 생산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3일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하고 이같이 요청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은 이란 핵 합의 공동위원회 참가국들이 오는 6일 빈에서 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일 국영 프레스TV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점진적인 합의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 시절 미국의 핵 합의 탈퇴로 생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다른 차원에서 생긴 모든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20% 농도 농축 우라늄 50㎏을 생산했다고 밝혔다고 국영 프레스TV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살레히 청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까지 20% 농축 우라늄을 50㎏가량 생산했고, 지난해 의회 결정에 따라 연말에는 120㎏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이 속도를 유지하면 1년 이내에 초기 단계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90%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20% 농축 우라늄 200∼250㎏을 생산해야 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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