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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벚꽃 3월24일 개화, 1922년 관측 시작 이래로 가장 빨라…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 생태계 변화

입력 : 2021-04-04 10:14:38 수정 : 2021-04-04 10: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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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변화, 기후변화의 바로미터 / "정부·시민사회, 기후변화에 적극 나서야"
서울 여의도 여의서로 벚꽃길에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식물들의 개화일은 점점 빨라지고 제주황기 같은 일부 고산식물은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축소되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가 기후변화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정부 및 시민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기상청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의 벚꽃은 3월 24일 개화해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빨랐다. 역대 가장 빨랐던 지난해 3월 27일보다도 3일이, 평년(4월10일)보다 17일이 빨랐다.

 

벚꽃이 과거보다 일찍 개화하는 이유는 평년보다 평균기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2010년대 연평균 기온은 13.1도로 1980년대보다 0.9도나 높아졌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식물은 벚꽃만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한국 산림의 식물계절 지난 10년간의 기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식물들이 개화를 포함해 개엽, 화분비산, 열매생성시기 등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과 지역의 공립수목원 10개 기관으로 구성된 '식물계절 관측 네트워크'가 50개 관측 지역에서 2009년부터 10년간 식물 256종을 관측한 결과다.

 

진달래·생강나무 등 낙엽활엽수 20종은 10년동안 개엽일이 연평균 1.34일, 개화일이 연평균 0.94일 빨라졌고 반대로 낙엽일은 연평균 0.08일가량 늦어졌다. 즉, 개엽은 빨라지고 낙엽은 늦어지면서 식물의 생장기간이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림생태계의 수분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고산 식물은 기후변화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다른 식물들에게 생육지를 빼앗기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서 자라는 제주황기나 애기더덕과 같은 초본 식물이 그렇다. 기온이 오르면서 제주조릿대가 급격히 확산한 결과다.

 

국립수목원 소속 손성원 연구사는 "식물의 생태 시계가 빨라지고, 일부 고산 식물의 생육지가 감소하는 등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식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생태계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장기적·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생태계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에 인류 생존을 위해 전보다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제주황기나 애기더덕과 같은 식물이 지구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듯이 인간도 훗날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평균 폭염일수는 1980년대에는 9.8일이었지만 2010년대 14.9일로 늘었고 주변 수온은 2000년대에는 15.9도였지만 2010년대에는 16.7도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기후변화로 보기 드문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중부지방을 덮쳤고 산사태 건수도 급증해 관련 재산피해는 역대 3위를 기록했다. 1973년 이후 처음 6월 평균기온이 7월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8%가 늘고 모기 성체 개체 수가 27% 증가해 감염병 위험도 커진다. 기온 상승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인간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지구의 온도 상승 속도가 최근 너무 빠르다"며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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