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재보선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가 “투표 참관인이 얼핏 투표용지를 봤더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유튜브 채널 ‘박영선 TV’에는 박 후보가 이상호, 김용민, 푸른나무, 박지희, 박시영, 이종원 등 진보 유튜버 6명과 출연해 ‘박영선 후보와 진보 유튜버 긴급 토론회-서울을 구하자’라는 제목의 토론을 2시간 넘게 진행했다.
방송이 시작되고 1시간29분쯤 지나서 출연진은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나’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때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제가 아까 몇몇 의원들하고 통화했다. 투표참관인들이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을 때 대충 본다. 얼핏 도장이 (어디에 찍혔는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민주당 강북 의원들과 통화해 보니까 ‘우리 쪽(민주당)이 이긴 것 같다’라고 다수가 전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알 수는 없지만 (제) 느낌에 55대 45 정도로 오늘은 박영선 후보가 우세했을 것”이라며 “내일(사전투표 마지막 날)은 7대3 정도로 확실히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161조에 따르면 투표 참관인이 투표에 간섭하거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특히 투표 참관인이 유권자의 투표용지를 훔쳐봤다면 ‘비밀 투표의 원칙’을 어긴 셈이 된다.
해당 방송에서 박 후보를 포함한 출연진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배준영 대변인은 3일 “선거 참관인이 투표용지의 기표 내용을 살펴보고 결과를 민주당 의원에게 알려줬다는 취지의 주장”이라며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전체적인 과정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특정할 수 없어 현재는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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