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여년 전 부동산 망령 떠도는 서울시장 선거판... 박·오 ‘발목’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선거

입력 : 2021-04-03 17:08:59 수정 : 2021-04-03 19:52: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2일 서울 종로구청 사전투표소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광진구 자양3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각각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LH사태와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맞물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유례없는 네거티브전이 펼쳐지고 있다. 10년이 훌쩍 넘은 과거 부동산 관련 의혹까지 불거진 만큼, 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 논란에서 자유롭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년 전 내곡동 땅 투기 의혹... 오 “몰랐다”

 

오 후보를 괴롭히는 사건은 11년 전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다. 오 후보 가족과 처가는 내곡동에 약 1300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이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해 특혜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2010~2011년 이 땅에 대한 보상금으로 약 36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혹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사안이지만, 오늘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내곡동 땅 의혹’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 후보가 초기에 이에 대해 “내곡동 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을 하면서 되레 의혹이 불어났다. 오 후보가 2000년과 2008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신분으로 등록한 공직자 재산 신고 서류에 내곡동 땅이 등재돼 있었던 탓이다. 여권은 “재산신고에 내곡동 땅이 버젓이 있는데 존재를 몰랐다는 설명은 어불성설”이라며 공격했다. 오 후보가 내곡동 일대 택지개발이 참여정부 때 이미 확정됐었다고 해명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완료된 시점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2009년으로 나타나면서, 오 후보는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여서 착오가 있었다”고 말을 바꿔야 했다.

 

최근에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입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왔다가 근처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경작인 증언과 식당 주인의 증언이 등장하면서다. 문제의 내곡동 땅 근처에 있는 생태탕집 사장 A씨는 “오 후보가 당시 식당에 하얀 면바지와 페라가모 명품 신발을 신고 왔다”고 기억했다.

 

◆박, 17년 전 기획부동산 업계 대부로부터 후원

 

박 후보는 남편이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소유한 것을 두고 곤혹을 겪어야 했다. 박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쿄 아파트(71㎡)를 9억7300만원에 신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3000원짜리 캔맥주, 만원짜리 티셔츠에는 ‘친일’의 낙인 찍던 사람들이 정작 10억원이 넘는 ‘야스쿠니 신사뷰’ 아파트를 보유한 박 후보에게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이에 해당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해명했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1월 26일 이후 처분한 셈이라 뒷말을 낳았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뉴스1

박 후보가 17년 전 기획부동산 업계의 ‘대부’인 김현재 삼흥그룹 회장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일도 있다. 박 후보는 2006년 김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회장은 2007년 210억원대 토지판매 사기를 저지르고 법인세 88억원을 탈루, 회삿돈 24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헐값에 사들인 토지의 개발계획을 부풀려 투자자에게 팔아 돈을 챙기는 등 부동산 판매 사기로 수차례 추가 기소되면서 징역 3년에 벌금 81억원을 선고 받았다.

 

김 회장은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던 후농청소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는데, 검찰은 김 회장이 후농청소년문화재단을 통해 김 전 의원에게 수억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이 재단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이 사건으로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김 회장과 김 전 의원 등과 함께 후농청소년문화재단에서 보직을 맡았던 직원이 현재 민주당과 박 후보 캠프에서 서울시장 선거운동을 돕고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