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강행군을 이어가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성북구 안암동에서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 대책을 설명하며 이탈 조짐을 보이는 20대 표심을 돌리는 데 집중했고, 오 후보는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을 찾아 ‘집토끼’ 잡기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안암동의 직주일체형 공공 청년주택을 방문해 생활 모습을 살피고 거주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박 후보는 “공공에서 운영하니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 청년들이 굉장히 선호할 것 같다”며 “서대문구, 성북구, 마포구 등 대학가 밀집지역에 이런 직주일체형 청년주택을 지으면 청년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청년 커뮤니티가 형성돼, 창업과 취직하는 청년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미래의 자산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바람직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후보를 만난 한 청년은 자신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공부하고 있다면서 공기업의 지역할당제 확대가 역차별이 아니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상당히 일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당에) 건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기성세대와 청년들의 인식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청년들을 만나며 많이 느꼈다”며 “정책을 펼 때 해당하는 사람들과 사전 간담회 등 소통을 한 뒤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른 아침 광진구 자양3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오 후보는 SRT가 출발하는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16대 총선에서 강남을 지역구 의원으로 정계 입문한 오 후보는 “낯익은 얼굴도 보이고,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고 친근함을 표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강남에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무슨 나라의 죄인인가”라며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도 했다.

오 후보는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해 ‘교통 거점’을 키워드로 한 유세를 이어갔다. 오 후보가 강남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두 번째다. 박 후보에 큰 격차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지지층의 ‘몰표’가 필요하다는 고려 때문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반 패색이 짙었으나 새벽에 강남 3구의 압도적인 지지가 확인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적이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기준 투표율(누적 기준)이 14.61%로 집계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서 오후 1시 현재까지 1216만1624명의 선거인 중 177만6918명이 투표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129만5706명이 참여해 15.38%를, 부산시장 선거는 40만6117명이 투표해 13.83%의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가장 최근 선거인 2020년 21대 총선의 같은 시간 기준 투표율은 19.08%였다. 아울러 같은 시간 기준으로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선 각각 18.17%, 13.98%였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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