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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누나 80kg → 28kg 학대 끝에 숨지게 한 동생, 징역 7년 6개월

입력 : 2021-04-03 08:06:56 수정 : 2021-04-03 0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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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보다 형량 늘린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누나) 몫으로 나오는 정부 지원금 때문에 무리하게 피해자와 동거”

 

몸무게가 80㎏까지 나갔던 지적장애 여성이 동생의 잦은 학대로 28㎏까지 줄어들었다가 결국 숨졌다. 법원은 30대 남성인 동생에게 징역 7년6월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백승엽 부장판사)는 2일 학대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A(3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6월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충남 천안 주거지에서 지적장애 1급인 누나 B씨를 짧게는 하루, 길게는 사흘간 묶어 놓고 출근하는 등 학대하다 평균 기온 영하 4.9도였던 같은 달 18일쯤 난방을 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묶어 뒀다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동생의 학대로 80㎏ 넘던 체중이 28㎏까지 줄었다. A씨는 누나를 돌보던 아버지와 할머니가 2015년 잇따라 사망하자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피해자와 지내다가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정신연령 3세 수준인 피해자는 가스레인지를 켜 놓거나 가족들 옷을 가위로 잘라놓는 등 집안을 어지럽히기 일쑤여서 이를 치우는 게 피고인 일상이었다”면서 “피고인 자녀들까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자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주된 책임은 피해자 몫으로 나오는 정부 지원금 때문에 무리하게 피해자와 동거한 피고인에게 있다”라며 “피해자 팔과 다리를 묶어둔 채 방치해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점을 고려할 때 원심 형량은 가볍다”라고 지적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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