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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배기 미국판 픽업트럭… 포드 레인저 랩터와 와일드트랙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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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3 11:00:00 수정 : 2021-04-03 09: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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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것 없이 험로·바위·도강 주파하는 픽업트럭 랩터
견인하중 3.5t, 첨단 주행보조 기능 갖춘 와일드트랙

"이것이 진짜배기 미국 픽업트럭(적재함 뚜껑이 없는 트럭)이다."

 

황야의 무법자를 연상시키는 진정한 오프로더(비포장 도로 전용차량)가 국내에 상륙했다. 물 건너, 바위 넘어, 비포장 들판도 거침없이 전속력으로 내달린다. "여기를 지나가도 될까" 싶을 정도로 울퉁불퉁한 노면 위를 거세게 몰아붙여도 레인저는 "이 정도쯤이야"라며 코웃음을 치며 투박한 대지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지난달 30일 인천 영종도 오성산 일대 오프로드 공터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뉴 포드 레인저 오프로드 챌린지' 행사가 열렸다. 이날 포드의 레인저 랩터와 와일드트랙을 각각 시승했다.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코리아 대표는 행사에 앞서 "포드는 지난 44년이 넘는 시간동안 미국 픽업트럭을 선도해 왔다. 레인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울퉁불퉁한 범피구간, 바위가 있는 락크롤링 구간, 85cm 깊이의 흙탕물이 차 있는 도강 구간, 급경사의 언덕과 내리막, 모래구간 등 평소 운전 중 맞닥뜨렸다면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험로들로 구성됐다. 먼저 전장 5.5m의 랩터를 탔다. 2.0 바이터보 디젤 엔진, 최대토크 51kg.m의 힘이 근육질의 굵은 선으로 구성된 외형에서부터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미 한 차례 주행으로 흙먼지를 덮어쓴 랩터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앉아 널찍한 가속 페달을 묵직하게 밟자 거친 노면을 빠르게 달려나갔다. 모래 먼지가 일어나며 마치 아프리카의 초원을 달리는 착각이 일었다. 레인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생산돼 유럽과 아시아에 공급되고 있다.

 

범피 구간에서는 퍼포먼스 서스펜션과 폭스 쇼크업쇼버 덕분에 노면의 충격이 절제된 채 전달됐다. 바퀴만큼 큰 바위가 쌓여 있는 락크롤링 구간에서는 바위를 타고 넘으며 마치 암벽을 등정하듯 앞으로 나아갔다. 한쪽 바퀴가 바위를 올라탈 때마다 차체가 반대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한쪽 바퀴가 지면과 떨어진 상태에서도 랩터의 사륜구동은 노면에 디딘 한 두 바퀴만으로도 가뿐히 바위를 넘어갔다.

 

랩터에는 6가지 지형관리시스템이 탑재됐다. 앞이 보이지 않는 절벽 같은 경사로에서는 내리막 제어 모드를 켜자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천천히 속도를 유지하며 아래로 내려갔다. 차량에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실제 오프로드 주행 시 이 기능은 매우 유용하다"며 "다운힐(내리막)에서 계속 브레이크를 밟다 보면 나중에 브레이크 성능이 떨어져 위험한 순간이 올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130개국의 다양한 기후와 지형에서 테스트를 거친 랩터답게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차체의 강성이 느껴졌다. 또한 주행 중 흔들림이 큰 구간에서는 시트가 운전자를 잘 잡아줬다. 도하구간에서는 바퀴가 거의 물에 잠겨 보닛만 물 위로 올라온 듯한 상황에서도 물을 밀어내며 마치 배처럼 앞으로 나아갔다. 물이 차량을 덮칠 것 같았지만 가속 페달만 지그시 밟자 이내 물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은 대부분 "이처럼 거친 오프로드 행사는 처음"이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포드는 그만큼 차량의 내구성이나 오프로드 성능에 자신이 있어 보였다.

 

랩터에 이어 시승한 와일드트랙은 앞선 차와 다른 조금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보였다. 랩터가 진정한 오프로드 차량이라면 와일드트랙은 온로드에 적합한 모델이면서 오프로드의 성능을 갖춘 양수겸장의 차량이다. 물론 같은 구간을 주행했을 때 차체의 강성이나 충격 흡수력은 랩터와 비교하면 모자랐지만, 큰 무리 없이 모든 구간을 주파했다.

 

선박이나 캠핑카를 끌 수 있는 견인능력과 적재량에서는 와일드트랙(3.5t·600kg)이 랩터(2.5t·300kg) 보다 강력하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보조,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 다양한 첨단 주행보조 기능은 와일드트랙의 장점이다.

 

랩터는 조금 오래된 디자인과 첨단 주행보조 기능이 빠진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처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은 투박하고 거친 내·외관과 부족한 첨단 기능도 큰 단점은 아닐 것 같다. 이달 출시를 앞둔 두 차량의 부가세 포함 가격은 와일드트랙이 4990만원, 랩터는 6390만원이다.

 

영종도=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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